정말 그럴 때가

시 이백사십칠

by 설애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중략)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 잘 깎아
글을 씁니다.

정말 그럴 때가 中, 이어령


힘들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장 그르니에의 <섬>에는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인간의 삶이란 한갓 광기요, 세계는 알맹이가 없는 한갓 수증기라고 여겨질 때, <경박한> 주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연구하는 것만큼이나 내 맘에 드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살아가는데, 죽지 않고 목숨을 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 그르니에를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거창하지 않은 주변의 작은 것들에 몰두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일에 대해 적은 이 문장도 위안을 주었습니다. 하루하루를 보내며, 해야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해내며 작은 성취를 이룹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벽돌을 쌓듯이 쌓아나가 결국 나라는 성이 됩니다.


<경박한>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며 글을 씁니다. 지나간 여행, 자주 듣던 노래, 묘비명, 겨울, 친구, 학창시절 등등 그런 것들을 떠올려 글을 씁니다.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그리며 현재를 짓는 일을 합니다.

그렇게 혼자서 글을 쓰면, 세상이 다시 써지기도 합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