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백십팔
뒤축이 다 닳은 구두가
살이 부러진 우산을 들고 퇴근한다
당신의 창의력이 너무 늙었어요!
(중략)
술에 젖은 몸이
악보도 연주자도 없이 흐느낀다.
몸관악기 中, 공광규
장수 시대 알토란 같은 의료보험을 잘라먹는다고
한쪽에선 폐기물 보듯 하지만
(중략)
언제부터 나이가 곧 늙음이고
늙음은 곧 나쁜 것이 되었을까
갈수록 배울 것 많고 난생처음 아닌 곳도 없다
안개 노인 中, 문정희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할 때,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가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애늙은이 같은 면이 있었으므로, 40대 중반에 늙어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저에게는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늙는다는 것을 시에서 봅니다.
먼저, 공광규 시인의 시를 봅니다.
뒤축이 닳은 신발을 신고, 살이 부러진 우산을 들고 퇴근하는데, 창의력이 늙었다고 타박을 받습니다.
빗속을 뚫고 술 한 잔 하는 마음에, 악보도 연주자도 없이 흐느끼는 것이 서럽습니다.
문정희 시인은 더 냉정합니다.
알토란 같은 의료보험을 잘라먹는 폐기물을 보듯 한다고 썼어요.
늙음이 곧 나쁜 것이 되었다는 한탄입니다.
경험이 지혜가 되지 않고,
축적된 삶이 안내서가 되지 않는 시대죠.
그래서 중년의 시기를 늘려가며, 노년의 시기를 줄이는 시대.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대
끝없는 노력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과연 무엇을 위해서?
청춘은 지나가고, 몸은 늙어가고, 마음은 느려집니다.
아름답게 늙고 싶습니다.
주름살이 없는 탱탱한 피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주름마저도 아름다워 보이는 미소를 가진 사람이고 싶습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저의 기준으로 아름답게 늙고 싶습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