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백십칠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
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
바다를 본다
겨울 바다 中, 이해인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겨울 바다 中, 김남조
저는 고등학생 시절을 포항에서 보냈습니다.
그전까지 육지에서 살아서, 바다와 가까이 있는 것이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그래서 자주 바다 앞에서 서성였습니다.
겨울 바다는 바람은 강하여 춥고, 사람은 없어 스산합니다.
그 겨울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춥기는 하지만 마음이 맑아지곤 했습니다.
그런 느낌은 다른 계절의 바다가 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여름 바다와 비교하면, 겨울 바다는 더 자연에 가깝습니다.
여름 바다가 휴양지로 역할을 해주어 친숙하고, 익숙했다면
겨울 바다는 멀리 있는 움직이는 풍경으로, 다가설 수 없으며 거칠었습니다.
그 움직이는 거친 파도가 주었던 것은
이해인 시인이나, 김남조 시인이 쓴 것처럼
생각을 쓸어가 버리고, 끄덕이게 만드는 심정이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투명한 나'였습니다.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마음으로 들락날락하는 파도에
나를 온전히 맡기고,
내가 사라지는 그런 시간을 경험했습니다.
시간의 때가 겹겹이 쌓이고
마음이 검게 물들 때
바다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나를 씻어내는 이런 경험 때문이겠지요.
오늘은 겨울바다가, 너무
그립습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