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하는 눈송이가 쌓인다

시 이백이십이

by 설애
사는 건 계속해서 선을 긋는 일이야
글씨든 사람이든 전선이든 심전도든
타래가 끊기지 않도록 미로를 걷는 일

(중략)
끝없이 자신을 반복하는 눈송이가 쌓인다

프랙털 中, 이수빈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이 시조에서 눈을 끌었던 단어는 '미로'였습니다. 사는 것이 계속 선을 긋는 일이자 미로를 걷는 일이라는 말이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저는 말도 못 하는 길치입니다. 그래서 제주도 가족 여행에서 미로 공원에서 길을 잃자, 가족들이 저를 미로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결국 나왔습니다. 출구가 아니라 입구로요.


사람마다 능력도 다르고, 관점도 다르고, 살아온 시간도 다릅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하지만, 같은 길로만 갈 수는 없습니다. 이수빈 시인의 프랙털은 그렇게 약속을 잡고, 달력에 약속을 채워가며 쌓이는 눈송이처럼 반복되는 자신에 대해 서술합니다.

그래서 어떤 선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지만, 어떤 선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어지기도 합니다.


인생에 수많은 선들이 그어집니다.

그 선 사이에서 모두 자신의 미로를 걷어야 합니다.

때로는 같이, 때로는 혼자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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