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어구를 나열하거나 문장의 연결 관계를 나타낼 때, 문장에서 끊어 읽을 부분임을 나타낼 때 쓰는 문장부호랍니다. 씨앗에서 뿌리만 쏙 꼬리를 내민듯한 모양의 이 부호의 이름은 쉼표예요. 땅을 밀고 올라오는 새싹들을 가만히 보면 뿌리가 단단히 땅을 잡고 있어요. 우리 눈에는 올라오는 푸른 잎들만 보이지만 작은 씨앗이 움트기 위해서는 뿌리가 먼저라는 것을. 꽁꽁 얼어붙은 땅속에서 긴 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씨앗은 먼저 발을 내밀었다는 사실은 잊고 있었네요. 겨우내 씨앗은 기다리며 조용히 위아래로 뻗어가며 자라는 순간을 위해 기다리며 스스로 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었겠죠? 그런 모습이 이 쉼표의 모습과 닮아있어요.
쉼표란 사전에서 정의를 내리듯 잠시 끊어내라는 의미랍니다. 잠시 멈춤 하라는 말이에요. 저는 끊임없이 꼼지락거리고 있는 편이에요. 작년 가을쯤 누군가 제게 물었습니다. '넌 왜 이렇게 바쁘게 지내? 뭐하러 스스로를 다그치며 치열하게 살아? 돈이 나오니? 누가 알아주니? 아니면 그렇게 지내면 네가 대단해져?' 이 말을 듣는 순간 분화구가 펑하고 터졌죠. 어처구니가 염라대왕의 손바닥에서 뛰어올라 옥황상제 볼때기를 칠 말이 아닌가요? 쉼 없이 상대에게 제 상황을 설명하고 당신은 뭐냐며 펄쩍 뛰었죠. 그런데 곧 한여름 엿가락처럼 축 늘어져가는 제 말꼬리를 보았습니다. 열 받아서 침 튀어가며 이어가는 이야기들은 그냥 변명이었다는 것을 제 스스로 느끼고 있었어요. 그 말인즉 제 자신도 왜 이렇게 열심히인지 지 잘 모른 채 하루하루를 꽉꽉 채워 내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눈을 가린 채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뛰고 있는 경주마처럼 말이죠.
요즘에도 그때와 비슷한 생각의 꼬리표들이 뒤통수에 여러 장 붙어있어요. 요즘 사람들은 이를 현타, 현실 자각 타임이라 한다죠. 봄바람이 살랑거리니 꼬리표들도 같이 흩날리며 제 머릿속을 간지럽힙니다. 재채기가 나오려 하는데 영 시원하게 터져 나오지 못하고 코끝에서 킁킁 소리만 맴돌고 있어요. 아마도 제게 쉼표라는 아이가 필요한 순간인 것 같아요. 내일 이사라 온 집안을 뒤집어엎어 놓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요. 오히려 일이 너무 많이 무엇이 먼저일지도 모를 때가 쉬기 가장 좋을 때가 아닐까요? 저 딱 10분만 쉬어도 되겠죠?
화몽과 캘리그라피 모임 '마음을 새기는 시간' 과 드로잉 수업 '오손도손 또바기 드로잉'에서 만나요. 나의 오늘에 작은 쉼표를 함께 찍어보아요. 온전히 나를 위한 순간을 우리에게 선물해봅니다. 나의 하루를 윤기나게 해줄 시간이 되어줄거에요. 소개와 신청은 아래의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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