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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Oct 23. 2021

걱정 나무에 달린 걱정 굴비

캘리그래피 일기 032h Day. ​

걱정이 걱정을 낳는다. 오죽하면 걱정이 너무 많은 이를 위해 이를 대신해 주는 걱정 인형이란 존재가 있을까?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도 걱정나무가 쑥쑥 자라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 신기하게도  열매들은 누가 따지 않아도 알아서 떨어졌으며 심지어 스르륵 녹듯 나무의 뿌리로 스며들어   열매들을 위한 자양분이 되었다.  나무는 광합성을 하는 대신 그늘진 마음으로 숨을 쉬는듯했다. 하늘의 뿌연 구름이 조금씩 걷히자  나무는 스스로  키를 낮추고 잎을 떨구며 겨울잠이라도 자는듯한 모양새로 변했다. 물론 날이 굳고 세찬 비가 집에 들이치면 신나하며 붉은 꽃을 피웠다. 다행히 시간이라는 명약이 맑은 하늘이 열리는 날들을 조금씩  내리고 있다. ​


 나무 걱정은 조금씩 줄고 있는데. 어디선가 꼬롬꼬롬한 냄새가 난다. 진원지를 찾아보니 남편의 방이다. 어쩜 걱정이 굴비처럼 주렁주렁 꼬여 커튼 뒤에 매달려있다. 결국 아파서 잠도  이루겠다며 병원을 예약하고 진료를 받으러 갔다. 엑스레이 찍고 MRI까지 찍어보자 하면 어떻게 하냐며 굴비를 뼈째 아작아작 씹어먹는다. 수술하면 한국 가야는데 어찌해야 하냐며... ​


50견이란다. 이는 자연치유가 되며   정도 조심하고 물리치료 받으면 된다고 의사가 빵긋. 걱정 말라고 토닥.   좋아진다고 쓰담. 걱정은 꼬아 굴비처럼 주렁주렁 엮지 말고 그때그때 풀자. 풀어.


걱정은 꼬아 굴비처럼 주렁주렁 엮지 말고 
그때그때 풀자.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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