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034th Day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고 그 햇 알곡이 우리의 살과 피, 그리고 마음과 생각을 채우는 결실의 계절이다.
나는 어떠한 결실을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보니 그저 고개가 숙여진다. 없다. 정작 가장 중요한 것들은 내 품에 남아있는 것들이... 잘 난 것도 없는데 그동안 왜 이리 모가지를 뻣뻣하게 쳐들고 아등바등 걸렸을까?
잘못된 이정표를 따라왔다면 돌아가자.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어도 빠른 길이 정답이 아님을. 한철 농사가 아닌 내 삶을 일으킬 결실을 찬찬히 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