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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Nov 09. 2021

찰나 속의 순간

캘리그래피 일기 048th Day.


가까이 사는 분과 경산공원에 오를 예정이었다. 어제 내린 눈들이 남아있기를 바라며 아침에 나선 아이들과 남편의 뒷정리를 서두르는데 위챗 알람이 띠링띠링 울린다. 아이가 스쿨버스를 놓쳐 택시로 날아가고 계시다며... 오래간만에 내린 눈에 영하의 날씨. 빙판길에 서투른 운전들 덕에 길은 더 막혀 집에 돌아오려면 2시간도 더 걸릴 거라며. 지인은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이모티콘을 몇 차례 날린다.


눈보라가 쓸고 간 하늘이 쨍하니 파랗다. 혼자라도 다녀올까 잠시 고민하며 소파에 기대 누웠다. 꿈속의 시간은 찰나인데 현실의 시간은 비질로 쓸려나간 눈처럼 흩어져 버린다. 고단했던가? 낮잠을 모르던 내가 요즘 종종 잠들곤 한다.


다시 못 볼 눈 덮인 자금성의 절경은 물 건너갔지만, 꼬박 나를 돌아보는 하루로. 이 또한 다시 오지 않을 귀한 순간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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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snowysom/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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