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를 읽고
<에이트, EIGHT>는 이미 우리도 모르게 시작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아니 살아내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부제에 나와 있듯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이 300여 페이지 속에 쉽지만 강력하게 풀어져 있다. 책 표지만 봐서는 8과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8을 옆으로 뉘우면 ∞가 되어 인공지능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작가가 우리에게 제시할 미래는 핑크빛이 아닌가? 그러나 책을 펼쳐보니 8은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작가가 제안하는 8가지 방법이었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능력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P135)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인공지능의 현 위치와 이에 따른 앞으로의 놀라운 변화와 이에 따른 문제점을 나열, 선진국과 가까운 나라 일본 중국 등에서는 국가적 차원으로 이에 어떻게 대처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과 이에 따라 야기될 조금은 무섭기까지 한 미래 모습의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13개월 동안 치열하게 써 내려갔다.
잡스가 죽기 직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인공지능의 시대는 이미 활 쫙 열려있다. 아폴로 13호에 탑재했던 컴퓨터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가까이에도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반세기 전에 이 스마트폰 수준의 컴퓨터를 만들려면 1조 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했단 것을 믿을 수 있는가? 그만큼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그런 놀라운 컴퓨터와 우리는 어떠한 관계인가? 사소한 계산조차도 이미 스마트폰에 의지하거나 말로 정보를 검색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러다가는 가만히 앉아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는 프레카리아트로 전락해버릴지도 모른다. 나, 너, 우리는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열정 없이 자신도 잃어버린 채 먹고 사는 것조차 힘든 삶을 살 것인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인공지능의 주인이 되는 나를 만들어 가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불행 중 다행은 인공지능이 모든 면에서 인류를 추월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주로 지식, 정보, 기술 분야에서 인류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식, 정보, 기술보다 우위에 있는 무엇, 즉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은 인공지능보다 우위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P72) 인공지능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타인의 입장에서 느끼거나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공감 능력이 없다. 그리고 공감을 통해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거나 기존에 있던 것에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없다. (P139)에서 소개하듯 우리가 지켜내고 개발해야 할 것은 바로 ‘공감’과 ‘창조적 상상력’이 두 가지이다. 이지성은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8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이 8가지 방법 또한 ‘공감’과 ‘창조적 상상력’를 만들어내는데 모아진다.
에이트 1. 디지털을 차단하라.
에이트 2. 나만의 ‘평생유치원’을 설립하라.
에이트 3. ‘노잉’을 버려라. ‘바잉’과 ‘두잉’을 하라.
에이트 4. 생각의 전환, ‘디자인 씽킹’하라.
에이트 5. 인간 고유의 능력을 일깨우는 무기, 철학 하라.
에에트 6. 바라보고, 나누고, 융합하라.
에이트 7. 문화 인류학적 여행을 경험하라.
에이트 8. ‘나’에서 ‘너’로, ‘우리’를 보라.
작가의 다양하고 전문성 있는 자료를 토대로 한 간단명료한 주장이 눈과 머리 마음에 쏙쏙 들어와 박힌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이 일으킬 무시무시한 앞날이 불 보듯 뻔하다. 앞으로의 세상이 두려워 웅크리고 기다리고만 있을 것인가? 강한 의지와 창조적 에너지로 빠져 나와 인간적인 삶을 살아볼 것인가? 국가나 사회적인 시스템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나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할 것이다. 인간의 고유 활동인 독서, 사색, 성찰과 인공지능이 계산해 낼 수 없는 개인의 도덕적 소양을 기반으로 한 공감, 여기서 뿜어져 나오는 창조적 상상력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아날로그식 사고를 지향하라는 것이지 아날로그식 삶을 고집하라는 것이 아니다. 읽고, 쓰고, 나눔으로서 철학적 사고를 발전시켜 나가라는 것이다. 이가 우리를 인공지능 위에서 인간다움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