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행복의 기원> 을 읽고
세상에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 누워 이불을 끌어 올리는 순간까지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 티브이 속 채널들 , 휴대전화 검색엔진의 뉴스 , 서점의 수많은 책 , 가까운 이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행복과 행복하게 사는 법에 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 “행복 ”이 우리 삶의 가장 큰 논쟁거리인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
“도덕적 버전 ”의 행복론을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와 “과학적 버전 ”의 행복론은 꺼내놓은 다윈의 진화론 비교를 통해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 움직이게 설계돼 있다 . 그리고 “생존 , 그리고 번식 ”(p72) 을 위해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 인간이 높은 지능을 지녀 여타 생명체들과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100% 동물임은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인간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와 끊임없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 이를 위한 끊임없는 행위들을 해내기 위해 그때마다 매력적인 유인물이 필요하다 . 인간에게 이것이 바로 행복감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
자연이라는 경쟁 피라미드 속 인간이 여러 불리한 외형적 조건 속에서 가장 상위에 올라가 있다 . 불리함을 이겨내기 위해 인간은 같이 힘을 합쳐야 했다 . 인간의 뇌는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 설계되었고 , (p85) 행복이 바로 사회적 동물에게 필요했던 생존장치라는 것이다 . (p98) 이러한 생존을 위한 행복감을 잘 느끼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보다 이미 가진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행복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p114)라는 것 또한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이야기한다 .
책을 읽으며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 그러나 막상 책을 덮는 순간에는 수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을 온통 메꿨다 . 외향적 성향의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유리하고 , 이에 따라 행복의 전구를 쉽게 켤 수 있다고 했다 . 그러나 내향적 성향의 사람들도 많고 그들이 행복감은 적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저자의 말대로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 하지 않았는가 . 당신의 개인적 행복 전구는 무엇인가 ? 나에게 가장 큰 행복 전구는 등산이다 . 사회적 교감이 거의 없는 산을 오르는 행위는 나에게 엄청난 삶의 에너지 , 행복감을 선사한다 . 개개인의 행복 전구에는 저자의 과학적 설명만으로는 부족한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역동성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가벼이 여긴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사회 속 일부가 아닌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는 행복감 ,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의 중요함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 또는 그러한 상태 ’를 행복이라 사전에서 정의한다 . 충분한 만족과 기쁨이란 것은 무엇인가 ? 또 이를 어떻게 느끼며 이로 인해 흐뭇하고 즐겁단 감정을 느낄 수 있단 말인가 ? 한 움큼 지어도 이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정확한 의미를 알기는 어려웠다 . 너무 추상적이며 각 개인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아닌가 . 수많은 물음표를 내게 선사해주었으나 이러한 불분명한 모래알들을 네모반듯 정확한 나무 상자에 살포시 담아주는 책이 바로 이 책 , ‘행복의 기원 ’ 이 아닌가 싶다 . 간단명료 , 쉬운 이해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
오늘도 글을 써냄 이또한 행복임을 감사하며.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