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099thDay
어제 유니가 친구네 집에서 밤을 보냈다. 가장 좋아하는 친구. 그리고 그 아이의 엄마도 내겐 참 소중한 사람. 인연이란 게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각자 보이지 않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 그 기운은 음과 양, 자석의 양 극처럼 서로를 끌어당기거나 밀어내기도 한다. 이곳에서 나를 이끄는 강한 힘을 느꼈는데 그 진원지가 바로 그녀다. 한 살 차이밖에 안 나고 그 차이로 내가 언니라 불린다. 올 한해 정말 힘겨웠다. 그 파도가 가장 고점에 닿을 때면 연락이 온다. 자주 오가는 사이가 아니어도 이렇게 포근할 수 있구나. 말이 필요 없는 사이란 이런 거구나. 그동안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썼었는데 이렇게 헤어질 시간이 되니 지난 일 년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유니가 호텔에 도착해 내게 작은 봉지 하나를 전한다. 그 안에는 하트 모양의 달고나와 작은 메모가 들어있다. '언니, 안녕.'이라고 적힌. '그래, 우리 잠시만 안녕. 곧 만나게 될 거야. 그리움을 가진 이들은 곧 마주하게 될 거라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