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163thDay
그런 날이 있다. 오늘이 그렇다. 얼마 전에 새로운 글 바닥을 찾아서 손을 냉큼 들었다. 다행히 글을 쓸 자리를 내어주어 오늘 첫 글을 보냈다. 글자 수가 많다고 좋은 글은 절대 아니다. 그렇지만 천자를 넘긴 글을 쓴 게 언제였는지 까무룩 하다. 볕에 드러내려고 가지치기를 많이 해도 여전히 내놓기엔 부족하다. 나는 글쟁이가 절대 아니니까. 맞춤법 기계에 몇 번을 돌려 여기저기 다듬는다. 일단은 소리 내어 읽는데 걸려 넘어질 곳은 없어 보인다. 고치려면 끝이 없을 듯. 여기에도 마감이라는 것이 있다. 우편함의 보내기 버튼 클릭. 무언가를 만들어내면 기운이 쭉 빠진다. 오늘을 좀 늘어지자. 내겐 내일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