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선물을 선사합니다.

'마음을 새기는 시간' 식구들에게 제 맘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화몽

'당신에게 이것을 선물합니다.'

'당신에게 이것을 선사합니다.'

'당신에게 선물을 드릴게요.'

'당신에게 선물을 선사해요.'


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보이는 4 문장의 정체는 무얼까? 이 몇 개 문장의 어감에는 애매모호한 차이가 있다. 문장 구조상 문제는 잠시 접고 의미만 곱씹어본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내가 이상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요 며칠 무언가를 쪼물락 거리며 만들고 있는 내게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만큼 내 맘을 전하고 싶음이 큰듯하다.

선물 膳物 명사
남에게 어떤 물건 따위를 선사함. 또는 그 물건.
선사 膳賜 명사
명사 존경, 친근, 애정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남에게 선물을 줌.

'선물'과 '선사', 언뜻 보면 그 의미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선물은 전하는 물건 자체에 무게를 두고, 선사는 유기적 형태보다 그 안에 담고 있는 의미, 즉 마음에 더 큰 의미가 존재하는 듯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문장을 읽어본다. 대상은 타자, 즉 내가 아닌 2인칭 또는 3인칭이다. 내가 너 또는 그녀, 그에게 물건을 준다. 선물 자체에는 전하는 이의 온기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우리는 각종 이야기 속에서 독으로 변하는 선물을 종종 보기도 하지 않는가? 선물을 주는 의도가 불순할 수 있다는 말이다. 뒤통수를 치려는 맘으로 일종의 덫을 선물로 주는 경우도 종종 보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선물이라는 단어가 부정적 의미를 지니지는 않는다. 아마도 드라마나 영화를 너무 많이 봤기에 이런 생각이 떠오른지도.


요즘 나는 귀국, 귀향이 아닌 귀가를 준비 중이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출발지가 고향이자 내 나라이다. 태어나 자란 곳에서 떠나 이국땅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선물과 선사라는 두 단어가 가진 어감의 차이가 지닌 아이러니 그 이상으로 묘하다. 앗! 글이 산으로 간다. 다시 뱃머리를 돌려 잡고. 집으로 가려니 이곳에 두고 떠나야 하는 이들이 잠자리에 누운 내 눈앞에 삼삼하다. 집도 절도 없이 지냈던 2020년 봄여름, 내 마음이 기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던 이들. 가족들보다 더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던 백한번째 가족. 화선지에 먹물이 스며들듯 서로를 끌어안았던 소중한 사람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선사라는 단어가 어울릴만한 선물로 어떤 것이 좋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 끝에 내 손으로 만든 것을 선물하기로.


'마음을 새기는 시간' 은 내가 운영자로 있는 캘리그래피 독학 수다방이다. 말이 운영자이지 이것저것 심부름해주는 도우미라는 마음으로 감사한 순간을 같이했다. 다음 주면 벌써 5번째의 모임방이 시작된다. 캘리그래피가 뭐야? 나 역시 캘리그래피가 뭔지 1도 모른 채 모임을 열었다. 같이 교재를 꾸준히 쓰고 일상 대화도 나누며, 웃고 응원하고 눈물짓고 파이팅을 외치다 보니 '마음을 새기는 시간'이 시작된지도 반년이 다되어간다. 4기에는 어린 왕자 속 감동 문구를 캘리로 써보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방식 구들의 열정은 여름의 태양보다 더 뜨거웠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모습은 내게 원기옥을 씹어먹은듯한 힘을 주었다. 전 세계가 지쳐 쓰러져가는 시점에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이 있을까? 으싸으싸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같은 마음을 나누는 이들.


부족한 솜씨일지라도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라도 전해보고자 수일을 연습했다. 그들의 따스함을 고이 간직하고 쪼물딱 쪼물딱 쓰고 그린다. 편지함에서 봉투를 열 때, 입가에 미소가 마음에 온기가 전해지기를.


<마음을 새기는 시간> 5기

5기 모집합니다. 같이 캘리 해요!!!
-8/30(일)까지 모집
모임 기간
-8/31(월) ~ 9/25(금), 주말 제외

https://bit.ly/3dXk29G


" 마새시 님들의 이벤트 작품 & 화몽의 수줍은 선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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