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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NPO지원센터 Aug 08. 2022

✍158화 ♥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제정운동"

[사회] 아이들의 이름과 맞바꾼 법안, 교통사고 없는 안전한 도로를 위해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하나의 법률안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Q: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제정운동 대해 알고 있나요? 

✍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제정운동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어린이가 뉴스가 될 때 : 어린이가 가장 핫한 '뉴스거리'가 되는 때는 처참하거나 황당한 사고로 어떤 아이가 목숨을 잃었을 때가 아닐까요? 그제서야 어린이는 뉴스, 곧 새로운 소식이 되는 것 같아요. 떠난 아이는 돌아오지 않고, 어른들은 뒷북을 쳐대느라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그도 잠시, 애도의 에너지는 변화의 동력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뉴스로서의 가치를 잃고 말아요. 조금만 관심을 미리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 미비하고 무책임한 법제도망 안에서 스러져간 아이들의 이름이 쌓이고 있어요. 우리 사회는 국가의 경쟁력이 필요할 땐  ‘우리 아이들’이라 치켜세우면서, 정작 ‘우리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땐 ‘남의 아이’로 키우는 사회가 아닐까요?


 2011년도에 이미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 연결된 노상 주차장을 폐지하거나 이전해야 한다며 강화된 법규가 도입되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매일같이 주차장을 통과해 학교와 집을 오가곤 했죠. 이토록 열악한 통학 환경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건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어린이보호구역 안에서 연평균 약 540여건의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요. 해당 기간 동안 총 69명의 어린이가 어린이보호구역 내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망했어요. 이외에도 어린이통학버스에 옷이 낀 채 끌려가 사망하거나, 실내온도 50도 이상에 달하는 차내에 갇혀 폭염 중에 사망한 어린이들도 있었어요.



Q: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제정운동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막을 수 있는 사고를 막을 법 세림이법. 2013년 3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故 김세림 어린이 사망 사고 이후 제정된 법입니다. 어린이통학버스 신고와 인솔 교사 탑승 및 안전 확인 의무가 법제화 되었어요. 그리고 하준이법. 2017년 10월 네 살배기 故 최하준 어린이가 주차장에서 굴러온 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법안이 여러건 발의되었는데, 정작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들이 현장을 다시 방문했을 때는 바뀐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주차장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2019년 4월 경, 국회 법제실, 의원실, 유가족과 상의하며 개정안 발의를 준비해나갔어요. 


* 이후 어떻게 운동이 펼쳐졌을까 : 2019년 5월 15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축구클럽 통학버스 사고로 2명의 어린이가 세상을 떠났어요. 여덟살이었던 故 김태호 어린이를 태우고 달리던 노란 버스는 법의 보호 밖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국민권익위는 관계부처에 이미 그 미비한 법령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었지만 바뀐 것이 없는 셈이죠. 블로그를 통해 쪽지를 보냈고 유가족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그렇게 故 김태호 어린이의 엄마 아빠와 함께 <정치하는엄마들> 사무실을 찾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행동을 시작해나갔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아이들 이름을 딴 채 20대 국회에 계류되어있는 교통안전 관련 법안들을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이라 묶어 이름 짓고 법안 통과 촉구 캠페인을 본격화하기 시작했어요. 부모님들의 동의를 얻어 아이들의 사진과 이름이 담긴 포스터를 제작했고, 300개 의원실을 직접 찾아다니며 포스터 부착과 동의서 서명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10월 21일에는 국회 앞에 모여 “아이들 생명에 빚진 법안들,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라!”고 외치며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어요.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법이 된 아이들 2019년 12월 10일 <하준이법>과 <민식이법>이 통과되었고, 2020년 4월 29일 <해인이법>과 <태호유찬이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이 법에 따라 행안부 장관은 5년마다 어린이안전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해요. 또한, 어린이이용시설 관리주체 또는 종사자는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가 응급환자에 해당하게 된 경우 응급의료기관등에 신고하고 이송조치 및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합니다. <해인이법>이 만들어 낸 변화라고 볼 수 있어요. <태호유찬이법>이라 이름 지어진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및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 일부 개정안’. 개정안에 따라 스포츠클럽을 비롯한 체육시설의 통학차량도 <세림이법>대상으로 확대 적용되었어요.



✋ 잠깐,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제정운동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함께 바꿔 나가야 할 것들 
: 법률안 통과 이후 몇몇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민식이법」 및 가족 신상 등에 관한 가짜뉴스들이 무분별하게 유통·재생산 되었어요.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심지어 가만히 멈춰 선 차에 어린이가 와서 받는다해도 최소 벌금 500만원부터 시작한다”거나 “운전자 과실이 없더라도 스쿨존 내 사고가 발생하면 무조건 운전자가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등 실제 법조문과는 전혀 다른 가짜 뉴스들이 유포된거에요. 故 김민식 어린이와 유가족에 대한 악성 유튜버의 노골적인 명예훼손이 지속되었고 형성된 여론을 바탕으로 「민식이법」 개정 청원이 이어지기도 했어요.



⌛ 끝은 또 다른 시작

어린이놀이공원 주차장에서 굴러 온 차에 치여 황망히 세상을 떠나는 아이가 없는 나라, 아이가 스쿨버스를 타고 안전히 집에 도착할 수 있는 나라, 믿고 맡긴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죽는 아이가 없는 나라, 적어도 스쿨존에서만큼은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는 나라. 이 당연하디 당연한 사실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기를. 다시는 비슷한 사고로 세상을 떠나 법이 되고 별이 되는 아이가 없기를. 그 바람 하나로 만들어진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우리는 그렇게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진게 아닐까요? 그 빛을 지켜가는 건 응당 남겨진 어른들의 몫일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글 더 자세히 보러 가기)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화사례 아카이브 보러가기)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변화사례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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