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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NPO지원센터 Aug 08. 2022

✍161화 ♥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운동"

[여성] 68년의 배제를 넘어, 가사노동자의 법적 지위 보장됐다



우리는 가정부가 아니라 가사 '노동자'입니다.




Q: 가사근로자 고용개선운동 대해 알고 있나요? 

✍ 가사근로자 고용개선운동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가사노동자는 왜 노동자가 아닌가? :1998년 IMF 경제위기가 한국을 뒤덮었을 때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전국 11개 지역 지부들과 함께 ‘여성실업대책본부’를 발족하고 여성노동자들의 실업상황에 대응했어요. 상담을 받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여성이 우선적으로 해고 1순위가 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활동을 했죠. 이후 전국 11개 지부 여성노동자회는 실직 여성들이 많이 진입하는 가사노동자들의 현실을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가사노동자가 노동자로서의 어떤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이유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당시부터 있었던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라는 조항 때문이에요. 4대보험 가입이 불가능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었고, 산재가 발생해도 수입이 없는 가운데 스스로 치료를 이어 나가야 했어요. 임금체불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민사를 진행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요. 이용자가 갑작스레 일하러 오지 말라고 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죠. 




Q: 가사근로자 고용개선운동 어떻게 전개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가정관리사라고 불러주세요 가사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을 주변에 숨길 수 밖에 없었어요. 남의 집 일, 가사노동이라는 저평가 속에 노동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었죠. 호명되는 이름부터가 문제였는데, 가정부, 파출부, 가사도우미는 노동자를 지칭하는 이름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현장에서는 아줌마로 통칭되기 일쑤였죠. 주체성과 존중을 담은 호칭이 필요했어요. 가사노동자들의 경제공동체를 상징할 것, 전문직업인으로 호명될 수 있을 것, 자립과 서로 돕는 공동체를 표상할 것 등의 원칙을 놓고 조직명을 논의했어요. 그렇게 가사관리사라는 용어가 탄생했고, 뒤이어 산후관리사, 가정보육사 등 가정 내에서 하는 모든 일을 포괄하는 단어로서 가정관리사라는 용어를 만들어냈어요.  

    

* 이후 어떻게 운동이 펼쳐졌을까 : 협회원들에게 이용자 가정에 인사하면서 ‘가정관리사 000입니다’라고 불러달라는 요청을 하도록 했어요. “아줌마, 이거 해”라는 말은 “관리사님, 이것 좀 부탁해요”라는 말로 바뀌어갔습니다. 협회원들은 2010년, 거리 캠페인을 시작하며 가정관리사라는 말을 알려 나갑니다. 2011년 KBS 드라마 ‘식모들’ 제작발표회 이후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 한국YWCA연합회가 연대하여 제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어요. 이후 이 드라마는 ‘로맨스 타운’으로 제목을 바꾸게 됩니다.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가사노동, 계약서를 씁시다 2013년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가사노동자 노동과 건강 실태조사에 나섰어요. 조사 결과, 가사노동의 직무분석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업무별로 정확한 계약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이어 2014년 직무분석을 진행한 결과, 가사노동이 7대 영역에 걸쳐, 70가지 세부 업무로 나뉘며 이를 모두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 업무 당 3분 안에 끝마쳐야 하는 실정임을 밝혀냈어요. 이러한 노동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보장을 외면한 결과라는 사실이 사회적 동의를 얻게 되었어요. 가사노동의 공식화와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된 것이죠. 


2014년 정부는 가사노동자 관련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가사노동자 단체와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결국 내놓은 것은 가사서비스 시장활성화 법안이었어요.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이에 반대입장을 밝히면서 자체 TFT를 구성하여 대안입법 마련에 나섭니다. 2016년 이인영 의원의 입법발의, 2017년 법안 재정비 후 민주당 서형수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발의가 있엇으나 회기 마감으로 페기되고 말아요. 2021년이 되서야 한국노총이 현장단체들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힌 이후, 임이자 의원을 필두로 하여 법안이 발의된 후, 5월 21일 가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합니다. 



✋ 잠깐, 가사근로자 고용개선운동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함께 바꿔 나가야 할 것들 
: 가사법 덕분에 가사노동자를 노동자로서 인정하고 법에 보장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 길을 열게 됐어요. 주 15시간의 최소노동시간을 명시함으로써 노동관계법도 모두 적용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최소근로시간 보장을 통해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할 수 있게되었다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4대보험과 연차, 유급휴일, 퇴직금도 받을 수 있게 되었고요.


하지만 가사법이 제정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바람에, 시장의 상황은 처음 법 논의를 시작할 때와는 너무나 많이 달라져 버렸다는 한계 역시 있어요. 가사노동시장을 비영리 생태계로 만들고자 했지만 수 차례 발의와 폐기를 거치는 동안 플랫폼이 가사노동시장을 급속히 잠식해 가고 있던 참이었죠. 가사법 논의 당시 플랫폼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거든요. 처음 법 논의를 시작할 때 조직을 확장해 나가고 있었던 비영리 가사노동단체들은 플랫폼 등장 이후 조직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 끝은 또 다른 시작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등 비영리 가사노동단체들은 협동조합으로 조직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중간착취가 발생하지 않아요. 노동자 입장에서는 가사노동을 중개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식인 것이죠. 향후 공익적 제공기관 육성에 관한 내용을 다시 살려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근본적으로 이 법은 가사노동자를 고용하는 중개기관이 노동자로 고용한 가사노동자만을 노동자 범위로 포섭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날로 확산되고 있는 비정형 노동 형태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만큼, 가사법은 성과만큼 뚜렷한 과제를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글 더 자세히 보러 가기)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화사례 아카이브 보러가기)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변화사례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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