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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NPO지원센터 May 17. 2021

✍29화 ♥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운동"

[복지] 빈곤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기초법 개정 투쟁의 여정



빈곤의 사각지대,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라



Q: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운동에 대해 알고 있나요? 

✍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운동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한계, 그리고...: 기존에 시행되던 생활보호법과 달리 전 국민으로 수급대상을 확대하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낸 기초생활보장제도였지만, 가족 중 누군가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수급대상이 될 수 없어요. 부양의무자 기준은 엄청난 규모의 빈곤 사각지대를 만드는 동시에 그들의 부양의무자에게 사회의 책임을 전가하죠. 최저임금 정도의 수급액을 받는 부양의무자들에게 부양을 강제하는 상황은 '빈곤의 대물림'을 방조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어요. 부양의무자 기준과 부족한 수급 금액 등으로 인해 빈곤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이 약 94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되었죠.


*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운동의 시작: 2001년 12월, 뇌병변 1급 장애여성 최옥란 씨가 본인의 기초생활수급액 26만 원을 국무총리에게 반환하고 '이 돈으로 당신이 한번 살아보라'며 명동성당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어요. 아이를 혼자 키우는 장애여성이었던 그는 이혼 후 생계가 막막해 수급자가 되었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언젠가는 아들에게 짐이 될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죠. 그는 부양의무자 기준 제도 하에 수급자로 사는 것은 희망 없는 삶이라 외쳤어요. 



Q: 그 뒤로 부양의무자 폐지 운동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본격적인 운동의 시작: 2002년 최옥란 씨는 절망 속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가 외친 구호는 세상 곳곳에 남아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운동을 위한 씨앗이 되었어요. 2010년에는 조계사에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위한 농성이 있었고,  2012년 8월 21일에는 광화문에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농성이 시작됐어요.  2017년 9월 5일까지 1842일이라는 시간 동안 장애인 단체와 빈곤 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크게 외쳤죠. 



* 방안을 마련하고 공약을 이끌다: 농성을 해산한 이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민관 협의체>가 꾸려졌어요. 단체 4인, 전문가 6인, 보건복지부 3인으로 꾸려진 이 협의체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죠. 또한 2017년 대선에서 당시 모든 주요 후보들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공약했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농성장에 방문해 다시 한번 폐지 이행을 약속했어요.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제도의 사각지대를 좁혀가는 과정: 2018년 10월 주거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어요. 2015년 7월 교육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이후 두 번째 급여별 폐지였죠. 또한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이 있는 경우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였고, 2019년 1월부터 일부 수급가구에 확대되었어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운동은 죽음이 아닌 목소리로 제도의 문제점을 사회에 알리고, 함께 싸우며 세상을 바꿔나가는 과정이었어요. 2021년 5월,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모든 급여에 관련해 부양의무제 기준을 대폭 완화하였어요. 



✋ 잠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운동'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가족 없이도 홀로 설 수 있는 세상: 아직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전히 폐지된 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민들이 더 이상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앞으로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요. 2020년 8월 정부는 '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어요. 다가오는 2022년 생계급여에 관한 기준부터 폐지될 예정이에요.




⌛ 끝은 또 다른 시작

부양의 의무를 지닌 가족이 있더라도 우리는 독립적인 인간으로서 각자의 인권과 복지제도를 누릴 수 있어야 해요. 이번 기회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운동'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 변화에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글 더 자세히 보러 가기)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화사례 아카이브)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변화사례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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