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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NPO지원센터 May 25. 2021

✍39화 ♥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

[건강] 동네의 건강은 시민이 지킨다, 지방자치를 제대로 이용하기



지역 문제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반영할 의무



Q: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에 대해 알고 있나요? 

✍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의 시작: 1991년 부천 YMCA 청소년 상담실 자원 상담자 모임인 '디딤돌 어머니 모임'에서는 설문을 통해 절반이 넘는 남녀 고등학생의 흡연 경험을 확인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무나 쉽게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자판기를 주목하게 되었죠. 그리고 1992년 1월 24시간 밤을 새워 담배 자판기 이용 실태를 파악한 결과 담배 자판기 이용자의 23.6%가 중고등학생인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이 조사 결과는 부천지역 담배 자판기 설치 금지 조례 제정을 청원하는 시민운동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 청소년 유해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의정지기단', '디딤돌 어머니 모임',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부천시민의 모임' 등 YMCA 산하 학부모 모임 외에도 자유총연맹, 새마을협의회 등 각기 다른 지향점을 지닌 단체들과의 연대를 가능하게 했죠. 이렇게 모인 시민단체들은 조례를 만들기 위해 해외 사례를 조사하던 중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 상정 중인 담배 자판기 설치 금지 발의안을 접하게 돼요. 이후 담배 자판기의 이용 제한·설치 제한·벌칙 및 상벌규정 등의 내용을 명시한 조례 초안을 작성하여 본격적인 입법화 과정을 시작했어요. 




Q: 그 뒤로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본격적인 운동의 시작: 처음에는 부천시의회 의원들이 주민들의 방문 자체를 무시했어요. 조례의 상위법이자 담배 자판기 설치의 근거가 되는 담배사업법 시행규칙(재무부 령)에 따라 부천시가 독자적으로 금지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이유였죠. 그럼에도 조례 제정운동은 멈추지 않았어요. 주민들은 담배사업시행규칙이 상위법인 미성년자 보호법과 충돌한다는 점을 찾아내는 한편 시의원들에게 엽서와 방문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서명운동, 가두 캠페인 등을 벌였죠. 또한 중앙언론사 및 지역신문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내무부, 법무부, 재무부, 경찰청 등 관련 정부기관, 의사회나 변호사회 같은 전문단체들과도 끊임없이 교류했어요.



* 담배 자판기 설치 금지 조례 제정: 1992년 7월 재무부의 담배사업 법 시행규칙의 개정·공포를 통해 ‘청소년 보호를 위하여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한 범위 내에서 자동판매기 설치 제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조례 제정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한 1992년 7월 26일, 담배 자판기 설치 금지 조례가 부천시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죠.



* 실질적 변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당시 지방자치법은 기초의회에 벌칙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고 있었어요. 벌칙 규정이 없다 보니 담배 판매회사들 역시 철거를 거부했고, 강남지역 담배 소매업자 12명은 이 조례가 헌법의 재산권 보장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죠. 이러한 상황은 지방의회의 무력함과 지방자치법의 모순을 드러내어 지방의 자치권 확대를 위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어요. 1994년 3월 개정된 지방자치법에서 마침내 기초의회도 조례를 통하여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게 되었어요.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지역을 바꾸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확장시키다!: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은 지역에서 시작된 움직임과 성과가 국가의 자치제도 전반을 바꾼 사례라 할 수 있어요. 부천시는 오랜 시간 노동운동이 활발했던 곳으로, 그 관심사를 지역사회의 시민운동으로 확장시켰죠. 지금도 부천시 주민들은 여러 사안에 대해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이 담배 자판기 설치 금지 조례의 만장일치 통과를 이끌어냈고, 전북 남원시, 서울시 강남구 등 기초자치단체, 이후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 등 광역자치단체에도 확산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 잠깐,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지역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 참여가 필요합니다!: 1991년은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의회가 구성함으로써, 지방자치제도를 부활시킨 특별한 해라고 할 수 있어요. '30년 만의 풀뿌리 정치' 재개였지만, 전국 시·군·구 기초의회의 방청석은 한 달을 못 가 텅텅 비는 날이 많았다고 해요. 그러나 경기도 부천시의회에는 의원들보다 먼저 방청석을 지킨 '부천YMCA 의정지기단’이 있었어요. 의정지기단은 시민이 의정의 주인으로서 선출한 대표를 지원하고 감시하며 정책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있었어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최초의 여성 부천시의원으로 선출된 최순영 씨가 지역의 생활운동을 지방의회와 연결해 활발히 펼쳤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 끝은 또 다른 시작

나의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실질적인 변화를 꾀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일이에요. 이번 기회에 '담배 자판기 폐지 운동'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 변화에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글 더 자세히 보러 가기)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화사례 아카이브)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변화사례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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