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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시NPO지원센터 Jun 03. 2021

✍58화 ♥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

[인권] 학생들에게 "학교에서도" 존엄할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학생은 어떻게 사람이 되었나 



Q: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에 대해 알고 있나요? 

✍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은 누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을까.


* 어떤 일이 있어왔던 걸까: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학생인권이라는 말은 낯선 외계어로누군가에겐 해괴하기 이를 데 없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졌어요학생들이 학교와 가장 가까운 이미지로 감옥을 떠올리고교복을 죄수복으로 이름표를 수번으로 받아들이던 시절이었죠『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라는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학생들은 매일 아침 죄인이 되어 검열과 통제폭력이 횡행하는 학교로 들어가야 했어요그게 당연한 학생 생활지도라 여겨졌던 시절, 한마디로 학생은 인간이 아니었던 거죠.



*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 2008년 5월, 광우병 위험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중고등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섰어요. 촛불집회의 현장에서 학생들은 ‘나쁜 소고기’뿐 아니라 ‘나쁜 교육’ 반대를 함께 외쳤어요. 2009년 5월, 경기도에서 치러진 첫 직선제 투표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내건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됐어요. 학생인권 조례안 초안이 발표되자 ‘학생인권은 시기상조다’, ‘학교가 무너진다’와 같은 보수 언론과 교육단체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2010년 6월, 다시 치러진 전국 동시다발 지방선거에서 김상곤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고 9월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전국 최초로 의회를 통과했어요. 학생을 ‘사람’이자 ‘시민’으로 대하자는 학생인권조례 시대가 드디어 막을 올린 거죠.



Q: 그 뒤로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모든 변화에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품이 있다.


* 본격적인 운동의 시작: 2010년 7월 7일 인권·교육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출범한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서울본부(아래 서울본부’)는 주민발의라는 정면 돌파 방식을 선택했어요주민발의에 성공하려면 단 6개월 만에 서울시민 유권자 1%(당시 8만 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야만 했죠학생인권이라는 변방의 의제로게다가 당사자인 학생들은 유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참여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온라인 서명도 아니고 주민번호까지 기록해야 하는 자필 서명지를 받아내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어요


서명 종료일이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 서울본부 소속 단체들이 모아낸 서명지가 도착하고 트위터 등 SNS에서 시민들의 응원이 이어지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주민발의 무산 위기 소식과 더불어 서명을 호소하는 칼럼 등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미국, 독일, 캐나다 등지에서 서명한 국제우편까지 하루 수백 통의 서명지가 우편으로 도착했어요. 2011년 5월 10일, 마침내 서명 종료일이 다가왔고 서울시민 유권자 1%가 훌쩍 넘는 서명지를 수십 개의 상자에 옮겨 담아 서울시 교육청에 제출하던 날, 교육청 앞은 눈물 콧물 바다였어요. 


‘학생인권과 소수자 인권,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는 호소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법과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도 이미 포함된 차별 금지 사유를 서울에서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는 압박이 결국엔 통하게 되었죠. 2011년 12월 19일, 시민의 힘으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는 입법 과정에서 쟁점이 된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켜낸 최초의 사례가 되었어요.



Q: 그래서, 이 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 이 운동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왔을까.


* 청소년은 우리의 동료 시민입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은 학생도 존엄한 사람임이 사회적으로 확립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학생들이 ‘생각하고 질문하고 행동하는 존재’가 된다는 게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우친 사건이기도 하죠. 지난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통해 우리 사회는 학생이 ‘사람’ 일뿐 아니라 ‘동료 시민’이기도 함을 또다시 경험했어요. ‘사람’이 된 학생·청소년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로 결집해 이제 ‘시민’이 되기를 요구하고 있죠.



✋ 잠깐,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에 당신의 관심 한 줌이 필요해요.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라!: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제정 이후에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조례가 제정된 지 7년 가까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학교의 변화 속도는 느리며 조례의 법적 효력이 약한 탓에 조례를 무시하는 학교도 많아요학생인권과 교육을 대립시키는 공세가 여전하지만대놓고 학생이 인권은 무슨 인권이냐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크게 줄었죠


과거엔 당연했던 폭력과 강압모욕에 대해 질문하는 학생도 늘었고학생을 대할 때 조심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어요. 그러나 어딘가에서는 계속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고,  2018년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 스쿨미투 고발은 교사에 의한 성폭력이란 고질적 문제에 대해 대중들의 인식을 환기시키기도 했어요. 또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방교육청 차원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학생인권법 제정이 시급해요.




⌛ 끝은 또 다른 시작

우리는 모두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인권을 보장받는 과정 속에서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요. 학생들이 우리 의 동료 시민으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가야 해요. 이번 기회에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이 변화에 함께 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우리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아요!

그럼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위 내용은 서울시NPO지원센터 변화사례 아카이브 내용을 축약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해당 글 더 자세히 보러 가기)

※ 2017년부터 모아 온 변화사례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변화사례 아카이브 보러가기)

※ 인스타그램에서도 더 다양한 변화사레 리스트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변화사례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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