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 SNRLAB
2018년 3월, 봄이 찾아오면서 나는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2007년 IBM에서 첫 회사 생활을 시작해 LG, Oracle을 거쳐 포항공대에서 7년간 교수로 지냈고, 그렇게 약 23년 만에 독립적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다시 7년이 흘러 총 경력은 30년이 되었다.)
나를 대표하는 이름은 SNRLAB으로 정했다. 대학 시절 공대 교수들이 운영하던 랩실에서 영감을 받아, 나의 활동 역시 전략적 협상(Strategic Negotiation Research, 혹은 Risk) 연구소의 의미로 SNRLAB이라 명명했고, 지금까지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잠깐일 줄 알았지만, 상황은 점점 심각해졌고 결국 몇 년간 이어졌다. 대부분의 기업 강의 요청은 중단되었고, 온라인 교육 플랫폼들은 이를 기회 삼아 콘텐츠를 대폭 확대하기 시작했다.
한 기업에서는 협상 관련 도서를 주제로 동영상 강의를 요청했고, 나는 총 9권의 책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러나 집합 교육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한 변화는 독립 활동을 시작한 내게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했다.
그 무렵 나는 제주도로 향했다.
2020년 봄, 직감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던 나는 제주에서 1년간 생활하며,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제주에서의 시간은 뜻밖에도 내게 많은 여유를 주었다. 섬 곳곳을 다니며 그간 하지 못했던 사유(思惟)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다양한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었다.
독립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과 열려 있는 미래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조직의 지원이나 후원이 전무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로는 개인으로서 계획을 세우고 비전을 유지하는 일이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AI 모델은 그러한 고민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고 있다. 복잡한 협상 문제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ChatGPT 기반의 협상 대응 앱을 몇몇 대기업에 소개했고, 위기 협상이 필요한 경찰 조직에도 시연하여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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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나의 독립적인 협상 교육 및 컨설팅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지원도, 제약도 없는 이 활동의 방향과 계획은 오롯이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내가 가진 다양한 기술과 데이터,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들을 해나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