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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보 Jan 07. 2021

반려견 통역사

초보 보호자를 위한 가이드 10가지

강사모 게시판에 올렸던 글인데 많은 분들이 도움이 되었다 해주셔서 브런치에도 공유합니다. :)



1. 강아지가 물어요.

어린 강아지는 깨무는 게 너무나 정상이에요. 밀리를 보면 2개월 때는 정말 많이 물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알고 문다기보다는 입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방법밖에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3개월 넘어가고 노즈 워크와 산책을 꾸준히 연습하면서 점점 냄새 맡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게 보여요. 그래도 물어요. :) 4개월 즈음부터는 이갈이 시기에 접어든다고 해요. 무는 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래 몇 가지 포인트를 기억하시면 좋아요.

- 하루아침에 절대 고쳐지지 않아요
- 화내지 마세요. 강아지 입장에서 이해는 안 가고 무섭기만 해요.
- 꾸준하게 일관성 있고 단호하게 '안돼!'라고 하세요.
- 벌떡 일어서면서 뒤돌아 서는 방법도 있어요.
- 지내다 보면 강아지가 깨물려는 타이밍이 느껴져요. 물리지 마시고 피하세요.
- 강아지가 놀자고 무는 느낌이면 손으로 놀아주지 마시고 장난감을 물려주시거나 장난감으로만 놀아주세요.
- 깨무는 놀이에 너무 재미 들려서 그럴 수도 있다고 해요. 노즈 워크 놀이하는 영상을 찾아보고 이쪽으로 많이 놀아줘 보세요.

2. 강아지가 '문제 행동'을 보여요

소위 '문제 행동'이란 사람 입장에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모든 행동을 통칭합니다. 배변패드를 물어뜯거나, 똥오줌을 아무 데나 싸거나, 벽지를 뜯거나 가구를 물어뜯지요. 한 가지 기억할 점은 강아지의 '문제 행동'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이가 간지러운데 장난감을 갖고 노는 법을 보호자가 알려주지 않아서 재미가 없거나, 장난감이 부족하거나, 분리 불안이 있거나, 스트레스 지수가 높거나 등등. 그리고 문제의 원인은 가장 가까지에서 지켜보는 보호자만 알 수 있어요. 강아지가 언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유심히 관찰해보고 문제의 원인을 해결해줘야 합니다.

3. 분리불안이 있는 것 같아요.

분리불안은 모든 보호자와 반려 동물이 안고 가야 할 과제입니다. 하루 종일 같이 있다고 해서 강아지가 분리 불안이 없을까요? 같은 공간에 있어도 우리는 항상 붙어 있어야 하거나 붙어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교육하지 않으면 똑같이 분리 불안이 심각할 수 있다고 해요. 강아지마다 다르겠지만 교육은 바로 시작해야 하는 게 맞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앉아' -> '엎드려' -> '기다려' ->  '하우스'를 가르치면 좋다고 생각해요. 교육 방법은 강형욱 훈련사님 영상이 유튜브에 너무나 잘 올려져 있습니다.

- 한 번 가르친다고 바로 할 줄 아는 강아지는 없어요
- 못하는 게 너무 당연한 거고 어느 날 할 줄 알면 우리 강아지는 천재구나 하는 마인드로 교육하세요.
- 매일 짧게 짧게 (강아지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따라) 반복적으로 교육해 주세요.
- 밀리의 경우에 명령어 (앉아)와 함께 손동작으로 함께 가르쳐주면 더 빨리 배우는 것 같았어요.
- 보상으로 어린 강아지는 사료를 1알씩 주시면 돼요.
- 필요하시면 클리커를 활용해 보세요.
- 외출하고 돌아올 때 호들갑을 떨거나 말로 애정을 표현하지 마세요. 강아지 입장에서 사람 말이 하울링처럼 들릴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도 차분하게 인사해 주세요.

4. 울타리를 사용해야 할까요?

울타리는 '가둬두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강아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만 사용되어야 맞다고 생각해요. 내가 집안에 위험한 것들을 아직 치우지 못했거나, 첫날 강아지가 조용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서 공간을 만들어 주는 정도는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울타리 안에서 배변 훈련을 해봤자 나오면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울타리로 전선이 많은 곳 또는 뛰어 나가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 현관 등 꼭 필요한 위치에만 보호 차원으로 설치해주세요.

5. 빗질, 양치질, 눈곱 제거, 귀 청소

빗질과 양치질은 매일 해줘요. 양치질은 처음부터 칫솔에 거부감이 없으면 괜찮을 수 있지만 억지로 닦이려 하지 말고 치약을 핥아먹으면서 천천히 씹도록 기다려주는 게 좋아요. 칫솔을 싫어한다면 실리콘 손가락 칫솔로 시작하면 좋더라고요. 밀리는 기본적으로 빗질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자꾸 깨물려하는데 제 잘못도 있더라고요. 올바른 빗질 방법을 많이 찾아보시고 아프지 않게 빗겨주는 게 중요해요. 간식(사료)을 주면서 빗질을 좋아하게 유도하거나 빗질하고 나면 산책을 가는 등 보상을 통해 거부감을 천천히 줄여주세요.

눈곱은 처음에 눈곱 빗을 사용했는데 ㅠㅠ 엄청 아파요! 다른 보호자님이 공유해주신 꿀팁을 봤는데 미지근한 물에 눈가를 살살 적셔주면 눈곱이 흐물흐물해져요. 그때 살살 손톱으로 떼어주면 강아지도 아프지 않고 스트레스도 덜 받겠죠?

귀 청소는 5일에 한 번 씩은 꼭 해주라고 하더군요. 대부분 강아지가 처음일수록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고정하고 진행하셔야합니다. 강아지를 도망가지 못하게 고정하는 방법은 아빠다리를 한 자세에서 강아지의 뒷 다리와 허리 부분을 본인의 한 쪽 다리 아래로 넣으시고 아빠다리를 꼬고 앉으시면 됩니다. 액체 병 입구를 너무 귀 안쪽에 넣을 필요 없이 귀바퀴쪽에 흘려도 안쪽으로 잘 들어갑니다. 귀입구까지 찰랑찰랑 보이도록 충분히 세척액을 넣어 주시고 강아지 귀 뒷 쪽을 부드럽게 30초 정도 마사지 해주세요. 그 다음 고정했던 자세를 풀고 (강아지가 도망갈 수 있으니 허리쪽을 두 손으로 잘 잡아주세요) 귀속에 훅 바람을 불어 넣으시면 강아지가 세차게 도리도리를 합니다. 2번 정도 도리도리를 하도록 유도해 주시고 화장솜으로 귓속을 잘 닦아 주세요. 귀 청소 후에는 맛난 간식(사료)로 칭찬해 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

6. 반려견 계단과 매트

매트는 퍼핑, 계단은 아르르 사용하고 있고 추천합니다. 계단과 매트는 슬개골이 약한 견종(푸들, 말티즈 등)을 키우는 집에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미리미리 소중한 슬개골을 보호해줍시다! 반려견이 일어서고 점프하고 싶어 한다고 귀여워하지 마시고 '앉아'야 보상이 주어진다는 교육을 반복하여 흥분했을 때 한 두 번 뛰는 거 외에는 점프 쟁이로 자라게 두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매트와 계단이 있다고 예방이 되지는 않습니다. 슬개골 탈구는 강아지가 달리다 미끄러질때 가장 악영향을 끼친다고 들었습니다. 실내에서 공놀이 또는 물어와 놀이는 자제해 주시고 노즈워크와 터그 놀이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놀이와 물어와는 야외 잔디에서 하면 미끄러지는 걱정없이 신나게 할 수 있습니다.

7. 배변 교육

저희는 '바잇미'에서 판매하는 보솜패드를 사용 중이고 만족합니다. 패드는 한 장 두 장 깔아주는 게 아니라 강아지가 어디에 소변을 주로 보는지 관찰하고 자주 싸는 곳에 여러 장을 겹쳐서 깔아주세요. 저희는 현관 쪽에 3장, 주방 쪽에 3장 안방에 5장 거실에 2장으로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거의 놀다가 쉬가 마렵네? 어 여기 바로 화장실이 있네? 하는 느낌으로 도배(?) 해 주시고 정말 폭풍 칭찬해주세요. 물론 간식(사료)과 함께요.

- 어린 강아지일수록 물과 음식을 섭취하고 금방 배변을 봅니다.
- 타이밍을 관찰했다가 강아지가 바닥을 킁킁거리며 다니면 신호가 온 거예요. 
- 패드 위에 싸면 바로 칭찬과 함께 보상을 주세요.
- 꾸준히 교육하면 금방 배우지만 어리기 때문에 실수는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 패드는 자주 깨끗하게 갈아주세요. (밀리는 1 패드에 1 쉬야만 하더군요....)
- 바닥에 실수했으면 혼내지 마시고 바로 닦아 주시고 탈취제로 냄새를 깨끗하게 없애주셔야 해요.
- 강아지가 크면서 점점 잘 안 쓰는 쪽에 패드는 개수를 줄여 주셔도 돼요.
- 체험하라고 배송료만 받고 패드를 증정해주는 곳도 많으니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보시고 선택하세요.

8. 강아지가 잠만 자요.

어린 강아지일수록 잠이 원래 많아요. 2~3개월이면 하루에 18시간 정도 잔다고 합니다.  보호자가 집에 없어서 잠을 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집에 있으면 곤히 자는 밀리를 보다가 같이 자게 되더군요. (ㅋㅋㅋ) 켄넬에 푹신한 담요를 깔아주고 안에 들어가면 간식(사료)을 주는 연습을 많이 해서 캔 넬을 좋아하게 교육해주세요.​

- 강아지는 구석진 곳을 좋아해요.
- 강아지는 졸리고 자고 싶을 때 바닥을 마구 긁다가 그 자리에 누워요. 잠자리를 만드는 본능이라고 합니다. (소파도 긁고, 켄넬도 긁고, 담요도 긁고, 바닥도 긁고 누워요) 지극히 정상입니다. :)
- 어릴 때는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해서 더우면 무조건 시원한 창가를 찾아 배 깔고 자더라고요. 그런 게 목욕 직후나 추운 날에 이럴 경우에 감기에 걸릴 수 있어서 보호자가 따듯한 곳으로 옮겨주거나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강아지가 잘 때 눈을 조금 뜨고 있거나, 눈동자가 마구 움직이거나, 몸을 움찔거려서 경련한다고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자는 겁니다. 놀라지 마세요. :)

9. 자율 급식 vs. 제한 급식

정답은 없고 자율 급식에 장점에 대한 글을 이전에 작성한 적이 있지만 케바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강아지가 자율 급식 중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료를 잘 안 먹고 냄새만 맡고 지나친다면 제한급식을 해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3개월로 넘어가는 시점에 자율 급식을 하면서 밀리가 폭풍 성장하는 시기를 거쳤는데 갑자기 사료를 돌보듯 하더군요. 배변과 기타 신체 이상 없이 밥만 먹지 않는 경우에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정해진 시간 (저희 집은 새벽 6시, 점심 12시, 저녁 6시)에 밥을 주고 10분 정도 기다려줬다 먹지 않으면 다음 밥 타임까지 주지 않습니다. 강아지마다 다르지만 밀리는 깨작깨작 먹기도 하고 공복토도 하다가 이튿날부터 다시 아주 잘 먹기 시작했어요.

- 배변이 건강하고, 팔팔하고, 손으로 주거나 바닥에 뿌려주면 사료를 먹는다? 제한 급식할 시기가 왔습니다.

- 4~5개월 강아지가 갑자기 사료를 거부할 경우 이갈이 때문에 아파서 그럴 수 있습니다. 이때는 물에 불려서 급여해 보시고 잘 먹으면 하루 이틀은 불려서 주세요. 저희 강아지는 이틀 불려서 먹고 다시 건사료를 잘 먹기 시작했는데 그 후에 바로 이가 옥수수처럼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 지금 먹고 있는 사료가 질렸을 수도 있어요. 이 부분은 보호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10. 기타 궁금한 모든 것

물론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좋은 답변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내 강아지 마음 상담소> <당신은 개를 키우면 안 된다> <어서와 반려견은 처음이지> <당신과 반려견 사이> <훈련이 잘못됐습니다> 등 책에서 도움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유튜브에 좋은 영상도 많고 강사모 카페에 좋은 선배님도 많습니다. 꼭 알아보고 고민하고 관찰하고 반려견과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다음에 또 다른 10가지 가이드라인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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