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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Apr 24. 2022

명함의 의미

강력한 종이 쪼가리

  1년 전, 그것이 알고 싶다 라는 시사 방송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리지 않고 돈을 빌리는 것과 가짜 교수 명함을 만들고 교수 인척 하여 돈을 빌려 보는 것이었다. 실험은 이러하였다. 아무 시민이나 붙잡아서 급하게 대학병원에 가야 하는데 택시비를 현금으로 빌려달라고 하는 시나리오. 당연한 결과였을까. 실험자 10명 중 단 한 명도 택시비를 빌려주지 않았다.  그다음, 서울대 교수라고 쓰인 가짜 명함을 들고 실험하였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10명 중 3명의 시민이 실제로 돈을 빌려주었다. 실험팀은 시민에게 가서 왜 돈을 빌려줬는지 물어봤다. "사회적 신분이 쓰여 있어서 믿음이 갔다", 서울대 교수라는 직급이 있기에 돈 떼먹을 것 같지 않다" 등의 답변을 꺼냈다.


  이 실험을 보고 굉장히 흥미로웠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가짜 명함 파서 돈 벌 수 있겠다 라는 것과 디지털 시대에도 명함이 가진 사회적 위치의 능력이 여전히 이 사회에서는 먹히는구나를. 나는 일반 중소기업을 이곳저곳 다니면서 명함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명함을 가져봤자 사원인데 그저 회사에 손님이 왔을 때 주거나 또는 영업하러 타 회사에 갈 때 인사치레용으로 주는 용도의 한계가 정해져 있다. 사원은 말 그대로 말단사원으로 힘이 없다. 최소 부장, 과장급은 올라가야 회사에서의 높은 위치와 파워를 가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근무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생활하다가 가끔씩 부장, 과장급이 되는 사람들의 명함을 받을 때가 있었다.

처음 사회생활할 때는 별거 아닌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들의 오래된 근 속개 월과 회사에서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 같다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회사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해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나도 언젠가 부장 위치가 돼서 명함을 갖게 되면 지갑에 10장씩 들고 다니고 싶다. 만나는 사람 족족 내 이름과 사회적 위치를 뽐내고 싶다. 금박으로 인장 된 나의 직급과 이름을 보면 하루하루 버티는 나의 삶의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


 명함이 많이 오고 가던 아날로그 시대에서 명함을 거의 주고받지 않는, 핸드폰 명함이 있는 디지털 사회로 바뀌었지만 종이 명함은 "나 이런 사람이야"를 가장 잘 알려주는 하나의 사회 자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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