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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Aug 12. 2023

외로움만 쌓이네

해결 방법은 글쓰기에 집중하는 것



평일의 피곤한 8시간 직장생활이 끝나고, 황금 같은 주말이 왔다.

하지만 누구 하나 나를 부르는 사람 없고, 약속을 잡으려 해도 저마다의 이유로 거절한다. 그러한 이유로 주말에 자연스럽게 집콕 생활을 하게 된 지 오래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좋아하는데 잉여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게 된다. 혼자 하는 축구 게임도 좋지만, LOL, 오버워치 같은 팀단위 게임에도 흥미를 느껴 자주 한다. 마이크를 통한 음성채팅이나 전통적인 키보드 채팅을 하며 같은 팀이나 상대 팀이 나의 대화에 반응해 주면 그만큼 즐거운 게 없다. 사람이 있다는 걸 느껴 안심하는 걸까. 아니면 외로워서 채팅을 하는 걸까. 아무래도 후자 같다.


20대 때는 게임을 10시간 넘게 해도 질리지 않고, 끝장을 볼 때까지 했다.

앤딩 볼 때까지 밤샘으로 눈이 시뻘게지고 안구건조증이 올 정도였으니.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면서 직장을 다니고, 오랜 시간 앉아 있어 허리 건강이 안 좋고, 이성친구를 사귀고, 게임 외 즐길 콘텐츠가 많아지고 해서 그토록 좋아하던 게임 할 시간이 줄어들었다. 예전만큼 흥미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고.


사귀던 이성이 있을 때는 게임할 시간 거의 없었다. 퇴근 후 평일엔 전화 및 카톡 하는 시간을 소비했고, 주말엔 야외 데이트를 자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성친구가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그러다 그녀의 이별통보로 헤어진 후 새로운 이성을 사귀고 싶었지만, 하필 그 타이밍에 전 국가 비상사태인 코로나19 발발로 인해 나는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코로나는 풍토병으로 편입되어 위험단계에서 해제되었다. 팬데믹이 끝나고 여자를 사귀려고 하니 힘들다. 그렇다고 내가 기존에 아는 여자가 카톡 목록에 있지 않다. 남고 출신에 대학교에는 물론 여자가 있었지만 입도 뻥긋 못했다. 3년 동안 또래 여자와 대화를 한적 없었기에 여자공포증이 있었다. 버틸 수 없던 나는 1학기 후 바로 군대를 갔다.


남자들과 하는 비건설적인 영양가 없는 대화(IF, 여자 아이돌, 섹스 등등)는 누구보다 잘하지만, 이성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 군 제대 후 회사를 다니고, 이성들과 대화하며 대학교 다닐 때보다는 편하게 대화했다. 나와 성별만 다를 뿐, 사람의 관심사는 비슷했다. 음식, 취미, 옷 등등 자연스러운 의식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렇게 대화하면 되는구나"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 나는 노력을 통해 어떤 모임을 통해 이성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했다. 여자와 대화를 하려고만 하면 두드러기 나고 식은땀이 날 정도였는데 "내가 봐도 참으로 대견하구나" 나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었다.


본론으로 돌아와 지금 3년째 솔로인 나는 주말에 집 컴퓨터에 앉아 유명한 남초 커뮤니티 인기글 TOP 5 중, 인기 여자 연예인의 제목이 적힌 글을 클릭하고, 사진을 보며 헤벌레 한 얼굴로 "와... 이쁘다"라는 덧글을 남기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가 봐도 내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하다. 많은 여자의 번호를 따려 노력하지 않은 나, 코로나라는 대형사고가 일어난 사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지금의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혼자는 외롭지만 둘은 괴롭다는 문장이 있던데 차라리 괴롭고 싶다.


나는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잊기 위해 글을 된다. 어떤 주제를 써야 할지,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자유로운 문장선택을 계획하고 집중한다. 마치 매트릭스의 파란 약을 먹은 것처럼 거짓된 행복을 떠오른다. 내가 한 번도 이성친구를 사귀지 않았다면 외로움이라는 단어의 뜻을 몰랐을 것이다. 게임에 진심이었던 보통 남자가 경험할 수 없었던 타인의 새로운 생각, 새로운 탐험, 새로운 섹스. 모든 것이 새롭기 때문에 신선했다. 이 신선함을 다시 느끼고 싶어 소개팅 요청을 내가 아는 남자들한테 다 물어봤지만 없다고 한다. 아휴, 신세 한탄하며 키보드를 두들긴다.


"자 오늘은 어떤 글을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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