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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Aug 19. 2023

지구방위대 FC 바르셀로나

14/15 시즌 트레블 달성


-6-


클럽 경기를 검색해 보니 유럽의 각 나라마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잉글랜드의 EPL, 독일의 분데스리가, 스페인의 라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아 A 등등 많은 유럽 국가에서 자국 클럽 경기가 있었다. 뭘 먼저 보면 좋을까 하다가 선수 리스트 보다가 리오넬 메시라는 이름이 눈에 띈 바르셀로나였다. 축알못이라 해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나오던 사람으로 이름은 알고 있었다. 얼마나 잘하는 사람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유럽인지라 시차가 많이 나서 한국에서 라이브를 보려면 새벽 3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게임을 하며 킬링타임 했다. 하얀 피부에 순박하게 생긴 청년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바로 메시였다. 킥오프로 경기가 시작되었고, 메시가 공을 잡았다. 신기하게도 상대 수비가 압박으로 공을 뺏으려 발을 뻗었으나 다리 사이로 공을 밀고 측면 돌파하는 모습. 그렇게 수비수를 벗겨내고 공간 창출한 메시는 골키퍼와 1:1 상황을 만들고 손쉽게 왼발 감아 차기로 골을 넣었다. 눈동자가 번쩍 떠지며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거기에 수아레즈, 네이마르라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들과 합작으로 만드는 골 장면은 눈을 즐겁게 했다. 이른바 남미 트리오, MSN은 무자비한 생태계 파괴자 같았다. 나의 눈도장에 찍힌 메시의 경이로운 모습에 바르셀로나의 팬이 되기로 한다. 이런 꿀잼 경기를 일주일마다 볼 수 있다는 게 행운이자 행복이라 생각했다.

업무에 지친 평일을 주말 축구를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팀목이 되었다. 

그러다 레알 마드리드 (이하 레알)라는 흰색 유니폼을 입은 클럽과 경기하는 날이 왔다. 해설자가 엘클라시코라는 단어를 썼다. 무슨 말인가 해서 검색했더니 바르셀로나와 레알은 역사적으로 전통의 라이벌이며 그 매치를 부르는 이름이 엘클라시코였다. 관중석은 단 한 곳도 비지 않았다. 지구는 양쪽으로 분할되었다.  흔한 일반 경기와 달리 선수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백태클하고, 숨이 차 죽을 듯이 달려서 공을 뺐는다. 레알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선수가 있었다. 메시와 마찬가지로 뉴스에서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었다. 메시보다 키가 크고, 헤딩 능력이 좋았다. 개인기로 수비수를 속이고 대포알 같은 강력한 중거리슛을 쏘는 호날두의 모습이 메시의 라이벌이구나 느꼈다. MSN을 대적하는 레알은 BBC 베일, 벤제마, 호날두라는 삼각편대 공격수 라인이 존재했다. 레알이 3골을 넣고 이겨서 아쉬웠다.

그러나 나머지 경기들을 MSN의 맹활약으로 대부분 승리하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 리그 우승에 성공, 코파 델 레이라는 국왕컵도 아틀레틱 빌바오를 이기고 우승, 마지막으로 유럽 최고의 클럽들만 나오는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 리그에서 이탈리아의 유벤투스를 꺾으며 우승. 선수 인생에서 한번 할까 말까 하다는 트레블을 달성한 바르셀로나. 짜릿한 결과였다. 마치 내가 바르셀로나 시민 카탈루냐인이 된 것 마냥 기뻐했다.

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를 내팀으로 선택하기 잘했다 생각하며 다음 클럽 경기를 볼 국가를 고르다가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는 잉글랜드 EPL을 봐보기로 결정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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