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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Aug 20. 2023

레스터시티의 동화 같은 우승

15/16 시즌, 132년 만에 리그 우승


-7-


EPL에 아는 팀이라곤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뿐이었다.

나무위키 검색을 통해 각 팀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같은 맨체스터 연고지인 맨체스터 시티,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손흥민의 토트넘, 기성용의 스완지시티 등등 20개의 팀들과 특색을 가진 팀들 나를 반겼다.

경기를 보며 팀과 선수들을 조금씩 알아가고 PL에 스며들고 있었다. 그중에서 나의 눈에 띈 팀은 여우군단 레스터시티였다. 첫인상은 군청색 유니폼의 시원함과 팀로고에 박힌 여우를 보며 교활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개막전 홈경기에서 4:2로 승리하며 좋은 출발로 시작했다. 이후로도 신기하게 어떻게든 계속 이겨나갔다.

턱돌이 공격수 제이미 바디가 영리하게 라인 브레이킹으로 오프사이드를 뚫고 골을 넣는다. 짝으로 나온 오카자키 신지는 제이미 바디가 상대 협력 수비를 이끌고 빈 공간이 생길 때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측면 플레이에 능한 리야드 마레즈는 개인 능력도 좋지만 골 결정력도 매우 우수했다. 중원에는 키는 작지만 단단하며 깔끔한 수비를 보여주는 은골로 캉테가 든든하게 공을 지켜낸다. 단단한 두줄 수비와 약속된 공격 전개로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질 것 같은 경기도 무승부를 만들어서 승점 1점이라도 따내는 모습이었다. 기존 강팀들은 미끄러지며 레스터시티는 우승이라는 거대한 목표 달성에 성공한다. 여담으로 1516 시즌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은 5000분의 1이었다. 전 시즌 승격팀이 잔류하고 다음 시즌을 우승한다? 만약 이 내용을 소설을 썼다면 핍진성 없다며, 연성 없다며, 작가는 욕먹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보면서 2002년 월드컵의 대한민국이 떠올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하기 전에 감독 경력에 실패를 거듭한 야인을 감독 선임이 맞는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4강이라는 결과로 증명하며 히동구라는 명예 한국 시민증을 가진 감독이 탄생한다.  레스터시티 신입 감독으로 부임한 라니에리 또한 그리 좋지 못한 감독 커리어를 쌓고 있던 시점에서 단 한 시즌만에 우승이라는 경력 추가로 이력서 한 줄 채웠다.  감독 모두 실패를 이겨내고 짧은 시간 안에 자신만의 전술을 입히고 결과로 증명해 냈다는 것.

축구는 감독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선수단을 리더십으로 장악하고,  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하며 팀 스피릿을 강조한다. 인생사 새옹지마.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뀐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일어나 승리하는 것. 이만큼 멋진 일이 인생에 또 있을까?

다음 리그는 어디를 볼까 하다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 독일의 분데스리가가 궁금해졌다. 자국 리그를 보면 어떻게 우승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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