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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Aug 23. 2023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 카타르 월드컵

9% 알라얀의 기적,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


-9-


2022년, 4년마다 열리는 지구 최대의 축제 월드컵의 계절이 왔다.

이번 월드컵의 특이한 점은 최초의 중동지역 카타르에서 열리는 최초의 겨울 월드컵이다. 한국은 영하의 칼바람으로 몹시 추웠지만 카타르는 여전히 뜨거웠다. 5년 동안 함께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도력을 증명할 시간이 왔다. 대한민국은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한 조에 속하게 되었다. 당연히 최상급 실력으로 올라온 월드컵에 쉬운 조편성이 어디 있겠냐만은 각 나라들의 네임 벨류만 봤을 때 그리 쉬운 대진표는 아니었기에 결과를 예측 할 수 없었다. 

첫 번째 우루과이, 전반전 시작하며 경기를 보는데 우루과이보다 조직력이나 공격전개가 매끄로웠다.

한국이 외국 강팀으로 이렇게 주도적인 경기를 해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정말 아쉬웠던 건 승리하지 못한 것이었다.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친 황의조 선수의 붕 떠버린 슛이 허공을 갈랐다.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 생각했다. 감독과 선수들이 동고동락한 5년의 성과가 보인 모습이었다.

두 번째 가나, 우루과이, 포르투갈 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팀으로 꼽혔기에 '해볼 만하다'가 주류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가나의 롱볼 전략에 선제골을 내준 대한민국은 가나에게 끌려갔다. 그러다 후반 이강인 선수가 교체로 들어오며 분위기가 반전된다. 왼발 크로스가 조규성 선수의 머리에 맞으며 골이 들어가며 기세가 바뀌었다. 또 3분 만에 다시 헤더골을 넣으며 헤딩 멀티골을 만들어 낸다. 2:2 동점인 상황에서 공격 전개로 바빠진 두 팀이었다. 그러다 수비의 허점을 발견한 가나의 골이 들어가며 3:2로 패배하게 된다.

1무 1패의 대한민국... 어딘가 익숙한 그림이었다.

1,2차전 죽 쑤고 3차전에 악바리 근성 보여주는 대한민국. 항상 그래왔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3차전 독일을 이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포르투갈. 조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었다. 친구들과 단체톡방에서는 얼른 포기하고 짐 싸자 하며 자조적이었다.

마지막 포르투갈, 이번에도 과학을 보여줄 것인가 하며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전반전 한국은 이른 실점 하며 하늘이 두쪽난 기분이었다. 그러나 코너킥에서 김영권 선수가 빠르게 동점골을 만들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다. 후반전에 들어왔지만 좀처럼 한국도 포르투갈도 골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후반 추가시간! 포르투갈의 코너킥 실패 이후 손흥민 선수가 공을 잡고 70M 전력질주한다. 수비수 5명이 그를 에워쌌다. 마스크를 써서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앞에 황희찬 선수를 발견하고 수비수 다리사이로 패스한 공은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골이 되었다!!

당시 나는 듀얼모니터로 왼쪽엔 내가 좋아하는 스트리머 중에 하나인 옥냥이의 실황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었고, 오른쪽엔 SBS로 포르투갈전을 보고 있었다. 황희찬 선수의 결승골이 들어가고 옥냥이가 의자에서 내려와 하염없이 오열하는 모습에 나도 따라서 눈물이 절로 나왔다. 가나 우루과이 전의 결과에 따라 경우의 수로 한국은 16강 진출이 가능해진 상태였다. 우루과이는 3골 이상 넣어야만 조 2위로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가나는 끝까지 버텨내며 2 실점만 내주고 경기는 끝이 났다.

그렇게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대한민국은 함박웃음 지으며 선수들과 벤투 감독은 얼싸안았다. 그리고 준비해 놨던 대한민국 국기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이하 중꺾마)이라는 문구와 함께 승자의 기쁨을 맘껏 표현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았지만 전 세계인의 축제를 위해 멀리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깊은 벅차오름과 행복이라는 감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나 또한 힘든 시기였지만 중꺾마라는 단어를 항상 머릿속에 새기며 인간관계든 취업이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중꺾마를 생각하며 "나는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카타르 월드컵의 기적 이후 나는 이 열기와 기쁨을 현장에서 느끼고 싶다는 갈망이 커졌고, 직관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현실적으로 영국 가서 매일 PL 경기를 볼 수는 없으니 한국의 자국리그 K리그부터 차근차근 밟아보기로 했다. 마침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넘어가는 2023년이었기에 경기장 마스크 해제로 응원하기에도 적합했다. 주말에 볼 수 있는 가까운 곳을 찾게 된다. 마침 나의 연고지인 서울을 기반으로 하는 FC서울의 경기를 보기 위해 인터넷에서 티켓을 예매하고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방문하여 2023 K리그 개막전을 보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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