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38.9만 가구에서 2024년 현재 1000만 인구가 1인 가구로 사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도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60대 이상 고령 1인 가구도 많지만, 결혼적령기인 20~30대 1인 가구 비율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몇 년 전만 해도 2030 세대에게 원룸은 결혼하기 전 잠깐 사는 곳이었으나 이젠 나에게 온전히 투자하는 휴식 공간으로서의 원룸 또는 투룸방이 되었다. 요즘엔 1인 가구 전용이사 센터, 청소 업체, 인테리어 컨설턴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고독을 즐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으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마이웨이로 혼자만의 삶은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겉의 원룸은 화려하지만, 속은 외로운 영혼들의 공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한국의 우울증 비율이 100만 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스마트폰 딸깍 한 번으로 모든 것이 되는 시대지만 서도 네모 안에 갇혀 우울한 사회가 되었다.
필자는 철학의 부재가 우울증의 원인이라 생각한다.
이런 시대일수록 필요한 것이 철학이다.
한국 사회는 전형적으로 나의 시간이 부족하다. 학교의 시간, 회사의 시간, 가족의 시간 등등 우리를 중요시하는 문화이며, 개인 생각보다 집단 생각을 중시하는 대한민국. 6.25 전쟁으로 허허벌판이었던 가난한 나라에서 단기간 경제 발전으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우뚝 솟은 것은 매우 훌륭하고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초집약적 경제 발전에만 집중한 나머지 개인의 생각에 대한 시선을 바라보지 못했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철학이 부재한 사회가 완성되었다. 모두가 YES 할 때 NO 하면 삿대질받는 사회... 이게 건강한 사회일까?
현대 시대는 고대, 중세, 근대 시대보다 훨씬 평화롭고 안정적이다. 전쟁도 적고,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고대 인간들은 살아남기 위해 먹을 거 못 먹을 거 다 먹어보고, 의료기술을 발전시키며,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고뇌하고 싸웠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철학은 넓은 유럽까지 퍼지며 서로의 철학을 수용 또는 비판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 마치 힙합씬에서 서로 프리스타일 랩을 주고받으며 디스와 리스펙 하듯이 철학에서는 철학 논쟁으로 인간과 철학은 성장할 수 있었다.
매일 스마트폰으로 도파민 충전과 타인의 삶을 보며 부럽다고만 생각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우울증의 지름길일 뿐.
안주하는 삶은 나태의 지름길이다. 지금 나의 위치,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할 수 없는 일,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여 건강한 하루 보내기를 실천한다면 그만큼 완벽한 하루는 없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나이대에 무언가를 해야 하는 틀이 잡혀 있었다.
10대는 공부하고, 20대는 결혼하고, 30대에 아이 낳고, 40대에 집 장만.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구시대의 유물적 사고방식이 된 지 오래다. 1997년 IMF 경기침체로 각종 기업들이 우후죽순 무너지고, 금융구제와 기업들의 구조조정, 서민들의 금 팔기 운동으로 겨우겨우 버텨내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그래서 필자 같은 90년대 생들이 20살 갓 넘어 성인으로 사회로 첫걸음을 뗄 때, 일반적인 중소 회사를 입사한다는 기준으로 내실이 튼튼하지 않고, 비전이 거의 없고, 비정규직의 가능성도 생각해야 하는 고용의 불안정 시대. (모든 중소 회사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만약 내가 IMF 전의 60~70년대 생이었다면 이 때는 노력해도 대가를 얻을 수 있던 시대니까 하루라도 더 공부해서 대기업 또는 아무리 못해도 공무원이라도 가서 밥벌이하여 집 장만해서 빠른 시기에 좋은 여자 만나 결혼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타이밍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태어난 시대가 참 안 좋은 타이밍이다.
윗세대한테 세대수로 밀어붙이고, 밑세대한테 끼여 있는 최악의 세대...
윗세대는 니들이 0.65 출산율 반등 시켜야 할거 아니냐며 세대 탓. 밑세대는 나를 밀어내기 위한 굴러온 돌. 어차피 사회 구조는 바뀌지 않는데 왜 나한테만 이러는 걸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한풀이해 봤자 사회는 바뀌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나에게 집중하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