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너를 만나러 간다
토요일 밤.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뒤적이다가,
나는 괜히 카톡 창을 열었다.
[엄준식]
별다른 메시지는 없었다.
하지만, 그냥.
보고 싶었다.
'뭐 해?'
이 세 글자를 입력했다가,
다시 지웠다.
괜히 웃음이 났다.
나는 언제부터 이런 사람이었나.
조금 더 망설이다가, 결국 보냈다.
[은정]
— 뭐 해?
1분도 안 돼서 답장이 왔다.
[엄준식]
— 누워서 드라마 보고 있었는데? 왜?
[은정]
— 그냥.
"그냥."
진심은 숨기고, 가벼운 말을 던졌다.
[엄준식]
— 그냥 생각나서?
[은정]
— …응.
잠깐의 침묵.
그리고 다음 순간, 또 메시지가 왔다.
[엄준식]
— 지금 나올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은정]
— 지금?
[엄준식]
— 응. 그냥 걷자.
오늘처럼.
또.
나는 이불을 꾹 움켜쥐었다.
갈까 말까.
망설였지만,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은정]
— 30분만 기다려.
답장을 보내고 벌떡 일어났다.
창밖은 어둡고, 공기는 차가웠지만,
나는 이상하게 들떠 있었다.
오늘도,
다시,
준식과 함께 걸을 거라는 사실만으로.
칵테일 한 잔처럼,
달콤하고 쌉쌀한 감정이
내 마음을 천천히 적셔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