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달라진 건 많아도, 그대로인 마음

다시, 너에게 기대고 싶은 밤

by D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손에 쥔 붕어빵 봉투가 아직 미지근했다.

나는 터덜터덜 골목길을 걸었다.
천천히, 일부러 속도를 늦추면서.

오늘은, 정말 이상했다.

하루 종일,
너무 편안했고,
너무 조용했고,
그리고... 너무 따뜻했다.

"그냥 친구."
나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어릴 때부터 봐왔던 애.
별 볼 일 없던 운동회 때 함께 뛰었던 애.
학교 끝나고 떡볶이 사먹던 애.

준식은, 그냥 그런 존재였는데.

오늘은, 아니었다.

붕어빵 하나를 건네주던 손.
웃으며 장난치던 표정.
걸음을 맞춰 걷던 무심한 다정함.

어쩐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아, 진짜 뭐야…"
나는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이건 아니다.
괜히 기대하면 안 된다.

준식은 그냥 착할 뿐이다.
다정한 성격일 뿐이다.

그래, 그냥…

폰 화면이 번쩍였다.
엄준식.

[엄준식]
— 오늘 같이 걸어서 좋았다. 고마워.

짧은 메시지.
그런데, 심장이 괜히 콩 하고 울렸다.

[은정]
— 나도. 고마워.

단순한 대답이었지만,
손끝이 살짝 떨렸다.

어쩌면,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달라진 건 많아도,
그때처럼,
나는 또 한 번,
준식에게 기대고 싶어지고 있었다는 걸.

토, 일 연재
이전 08화#8 멈춰 있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