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마음

내가 먼저, 인정하게 된 마음

by Dㅠ

일요일 오전.
창밖은 평소처럼 맑았지만,
내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흐릿했다.

샤워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평소처럼 주말을 보내려고 했지만…

계속 떠올랐다.
그 말.

“이제는, 내가 말을 안 해도 네가 다 알았으면 좋겠다고.”

단순한 말인데,
왜 이렇게 마음에 남을까.

나는 테이블에 앉아
휴대폰을 뒤적거렸다.

[엄준식]

메시지를 보내볼까 말까
수십 번 망설이다가 결국 창을 닫았다.

준식은 지금쯤 뭐 하고 있을까.
혹시 나처럼, 어제 생각하면서 멍하니 있진 않을까.

머릿속에,
신림천을 나란히 걷던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어두운 밤.
말없이 걷던 그 거리.
그리고, 붕어빵을 건네던 손.
나를 슬쩍 바라보던 눈빛.

친구라면…
이런 기분이 드는 게 맞을까?

나는 결국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혼잣말처럼.

“…좋아하는 걸까.”

말로 꺼내는 순간,
마음속 무게가 달라졌다.

지금까지의 감정은 그냥 추억이 아니었다.
그냥 반가움도 아니었다.

확신은 없지만,
하나만은 분명했다.

나는,
그를 다시 보고 싶었다.

그 순간,
카톡 알림이 울렸다.

[엄준식]
— 오늘 저녁에 시간 돼?

심장이 '쿵' 하고 울렸다.

[은정]
— 응. 왜?

[엄준식]
— 좋은 데 하나 생겼다길래. 같이 가볼래?

나는 답장을 멈춘 채,
잠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이건,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은정]
— 좋아. 몇 시?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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