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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익숙해졌지만, 괜찮아진 건 아니었다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나는 왜 더 말이 없어졌을까

by D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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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
이젠 누군가와 약속을 잡는 일보다
약속을 잡지 않는 날이 더 편하다.

카페에 혼자 가는 것도,
영화를 혼자 보는 것도,
익숙하다 못해 당연해졌다.

처음엔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내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고,
누구에게도 맞추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데,
어느 날 정말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문득 알게 됐다.

“이 기쁨을 나눌 사람이 없다.”


외로움은 꼭 슬플 때만 찾아오는 게 아니었다.
즐거운 일이 생겨도,
그걸 함께 웃어줄 사람이 없을 때,
기쁨이 낡은 종이처럼 푸석해지는 걸 느꼈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신중해지고,
사람은 조심스러워지고,
마음은 조금씩 닫혀간다.

그 결과는 ‘혼자’라는 말이 주는 익숙함이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괜찮은 건 아니었다.


어떤 날은 누군가와 연락이 닿기만 해도
하루가 달라진다.
작은 안부 한마디가
내가 **“세상에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럴 땐 깨닫게 된다.

나도 결국,
누군가와 이어져 있고 싶었던 사람이었구나.


나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혼자밖에 남지 않은 것에
서서히 적응해간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 적응은,
때때로 너무 서글펐다.


그래서 요즘은,
작은 연결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해보고,
먼저 안부를 묻고,
먼저 마음을 열어본다.

그게 매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 마음만큼은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 이 글은 연재 중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멀어진 사람에게 다시 말을 걸어보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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