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인연을 다시 꺼내드는 마음에 대하여
살면서 몇 번쯤은 그런 순간이 있다.
이름을 눌렀다가 메시지는 보내지 못한 날.
인스타 스토리를 보면서
'잘 지내나' 싶은데,
괜히 누른 조회수가 어색해서 후회하게 되는 날.
예전에 참 가까웠던 사람이 있다.
내가 힘들 때 내 말을 가장 잘 들어주던 사람.
우리가 멀어진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싸운 것도 아닌데, 서로에게 큰 상처를 준 것도 아닌데
어느 날부턴가 연락이 끊겼다.
그 사람에게
지금 다시 말을 건다면 어떨까?
머릿속으론 수십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나 요즘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
“문득 생각났어. 잘 지내?”
그 모든 문장을 써보다 지우고,
결국 아무것도 보내지 못했다.
왜 이렇게 망설여지는 걸까.
거절이 두려운 걸까?
아니면 이미 그 사람이 나를 잊었을까 봐,
내가 혼자만 이 관계를 그리워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봐.
하지만 어쩌면,
그 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먼저 연락하면 민폐일까?”
“내가 사라진 걸, 혹시 괘씸하게 여길까?”
관계는 그렇게,
서로가 같은 마음을 품고도 한 발짝 늦게 움직이면
영영 닿지 못한 채 끝나버릴 때가 많다.
요즘은 용기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용기가 아니라
내가 아끼던 사람에게, 다시 말을 거는 작은 용기.
그게 어쩌면
가장 늦은 타이밍에 꺼낸 마음일지라도,
그 늦은 마음 하나가
한 사람의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그 사람 이름을 다시 한 번 눌러본다.
이번엔,
정말로 한마디를 꺼내보려 한다.
“잘 지내지?”
� 이 글은 연재 중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잊히는 것이 두려워서 먼저 잊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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