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생각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선을 긋기 전에는 항상 걱정부터 한다.
“분위기 이상해지면 어떡하지.”
“나만 까다로운 사람 되는 거 아닐까.”
“이제 부탁 안 들어주면 관계가 멀어지겠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안다.
지금 방식이 힘들다는 걸.
그럼에도 바꾸지 못한다.
하지만 막상 선을 긋기 시작하면,
생각했던 일들은 대부분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들이 나타난다.
가장 많고, 가장 허무한 반응이다.
내가 그렇게 고민했던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그냥 업무 조정 정도로 지나간다.
“아, 그럼 내일 해요.”
“오케이, 그럼 다른 사람한테 물어볼게요.”
그 순간 깨닫는다.
지금까지 내가 혼자서만 긴장하고 있었다는 걸.
처음에는 살짝 멈칫한다.
늘 받아주던 사람이 갑자기 기준을 말하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사람은 금방 학습한다.
한두 번만 지나면 상대는 이렇게 바뀐다.
“이건 내일 가능하죠?”
“지금 말고 언제 괜찮아요?”
선을 긋는 건 관계를 깨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일에 가깝다.
이 반응을 보고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내가 안 해서 저 사람이 하게 된 건가…”
하지만 원래 그 일은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었을 뿐,
반드시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니었다.
일이 나눠지는 건 문제가 아니라 정상이다.
의외로 이런 말도 듣게 된다.
“요즘 좀 여유 있어 보이네요.”
“전보다 덜 힘들어 보여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다.
계속 버티던 사람이 숨을 돌리기 시작하면,
그 변화를 알아본다.
그리고 그때 처음 느낀다.
아, 내가 정말 많이 지쳐 있었구나.
물론 모두가 좋아하진 않는다.
특히 내가 계속 맞춰주던 방식에 익숙했던 사람은
처음엔 불편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변해서가 아니라,
상대가 익숙했던 방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정리된다.
정리되지 않는 관계라면,
애초에 균형이 맞지 않았던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
대신 이런 변화는 생긴다.
퇴근 후 생각이 줄어들고
억울함이 덜 쌓이고
다음 날 출근이 조금 덜 무거워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는다.
생각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걸.
그동안 나를 가장 많이 괴롭혔던 건
사람들의 반응이 아니라,
내가 상상했던 반응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선을 긋고 나서 한 번쯤 반드시 겪게 되는 순간,
**“그래도 내가 너무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다시 올라올 때
어떻게 중심을 잡으면 좋은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회사에서 나를 덜 소모시키는 이야기들을 계속 이어간다.
이런 글이 필요하다면 구독으로 이어줘도 좋겠다.
그리고 궁금하다.
선을 긋고 나서, 실제로 관계가 달라졌다고 느낀 적이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