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가이드 리뷰

반전에 반전에 반전

by Dㅠ

대기업 삼진 전자에 입사 8년 차의 동기들, 이자영(고아성), 정유나(이솜), 심보람(박혜수)은 영어 토익반에 모인다. 토익 600점을 넘기면 대리로 진급할 수 있기에..! 대리로 진급하면 그녀들이 하던 커피 타기나 서류 정리 같은 잡무를 벗어나서 진짜 업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그녀들은 영어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자영은 우연히 외근을 나갔다 삼진 공장에서 검은 폐수가 유출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고, 오지랖 넓은 그녀는 회사가 무엇을 감추는지 진실을 파 해치기 위해서 유나와 보람과 함께 해고를 각오하고 조사를 시작한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에단 호크 주연의 <테슬라>를 보려고 했지만 평이 너무 좋지 않아서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이하 삼진)을 보게 되었다. 솔직히 그렇게 큰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엔딩 스탭롤을 보면서 이번 연도에 본 한국 영화들 중에서 탑 3에 든다고 단연코 말할 수 있다. 올해 본 한국영화는 <살아있다>, <오케이 마담>, <소리도 없이>를 봤는데 연말까지 딱히 더 좋은 한국영화가 안 나온다면 이 영화를 올해의 한국 영화로 1위로 올리고 싶다.

적당한 유머와 적당한 눈물, 속 시원한 통쾌함이 잘 버무려진 비빔밥 같은 웰메이드 영화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연기도 깔끔하고 세 주인공의 케미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자영은 오지랖 넓으며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 정유나는 잘난 척하기 좋아하는 지식인 포지션, 심보람은 계산이 매우 빠른 수학천재의 너드 포지션. 세 주인공의 성격은 정말 완전히 다른데 회사의 진실을 파 해치기 위해 서로서로 협업하여 때로는 떡볶이를 먹고 때로는 꽈배기를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때로는 위기로 헤어지는 것 같다가도 우정의 끈이 그들을 놓지 않고 회사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결말에 다가갈수록 그들을 빛났던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단발 좋아하는데 거기에 동그란 안경까지 심보람 딱 내 이상형이다)



이 영화는 <전국 노래자랑>, <도리화가>의 감독이었던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선 두 작품 다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국 노래자랑>은 그 당시 최고의 경쟁작이었던 <아이언맨 3>에 밀려서 흥행에 실패했고, <도리화가>는 너무 수지만을 마케팅 전략 삼았고, 부족한 연출력과 스토리텔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삼진>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다음 영화도 이런 비슷한 류의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적당한 웃음에 적당한 눈물에 반전을 거듭하는 통쾌한 영화. 사람들은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음 영화에서도 잘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독자를 위해 적어본다. 내가 너무 칭찬만 하는 것 같아 보일 수 있다. 알바나 뒷 광고로 쓰는 게 아니라는 걸 강조하며(우연히 받은 영화 티켓으로 봤다) 혹시라도 이 영화의 단점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에 적어 보려고 한다. 이 재미있던 영화에 단점을 굳이 꼽아야 한다면 90년대를 표현해야 했기에 나올 수 있는 CG라던가 간간의 옥에 티들? 근데 그런 사소한 건 솔직히 넘어가도 될 정도였고 그렇게까지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개인적인 평점

★★★★★ (별 5개 만점)

코로나로 웃을 일 없는 요즘에 속 시원한 겔포스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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