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슬레이어> 평범함 속에 특별함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by Dㅠ

“나는 세상을 구하지 않아. 다만 고블린을 죽일 뿐이다.” - 고블린 슬레이어 대사 中


주인공 고블린 슬레이어는 유년시절, 유일한 가족인 누나와 함께 작은 시골마을에 살고 있었다.

평범했던 일상도 잠시, 마을은 고블린 무리의 습격을 받아 불바다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물론 누나마저도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주인공은 마루 밑에서 그저 숨죽여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힘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소년은 고블린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수련을 통해 칼을 갈았다. 평범한 농부의 운명이었던 소년은 이 사건으로 인해 모험가로 운명이 바뀌며 오로지 고블린만 사냥하며 은 등급까지 올라간 희귀한 모험가가 되었다. 다른 토벌 퀘스트는 눈독 들이지 않는다. 오직 고블린만 사냥하기 때문에 다른 모험가들 사이에서는 괴짜 취급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신입 모험가들이 고블린 따위는 만만하지 라며 우쭐대며 동굴로 들어갔다가 전멸당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여신관. 그때 그녀를 구해준 건 고블린 슬레이어라고 불린 남자였다. 투박한 갑옷, 쇼트 소드와 타지 방패로 무장한 모험가. 손쉽게 고블린을 짓밟아 머리를 찌르고 배를 가르고 사정없이 박살 낸다. 어린 고블린마저도 자비를 베풀지 않고 망설임 없이 찔러 죽인다. 그렇게 여신관을 구하고 난 뒤 여신관은 감사를 표하기 위해 고블린 슬레이어와 파티를 맺게 되었고, 고블린 슬레이어의 소문을 듣고 온 숲 종족 소녀가 의뢰를 하러 나타나는데...


보통 판타지 세계관에서 고블린이라고 한다면 하급 몬스터로 분류된다.

소설이든 게임이든 그리 좋은 취급받는 몬스터는 아니다. 덩치가 작고 힘이 약하지만 머릿수가 굉장히 많으며 사악한 종족으로 묘사된다. 보통 모험가, 용사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하급 고블린을 잡고 중간 보스 하피를 잡고 마지막 가장 큰 마신 왕을 잡는 그런 상상을 하며 모험가의 꿈을 키우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하찮은 고블린들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시골이나 개척촌에 큰 피해를 입히는 고블린이지만 세계(왕국)에서는 군대를 보내 도와주지 않는다. 고블린 출몰을 들개 무리 따위로 취급하며 도시에는 피해를 입지 않으니까 신경 쓰지 않는다. 분명 고블린 자체만 봤을 때는 약한 존재이지만 무리를 지어 다니고 약탈을 하고 잔머리가 있기에 인간의 도구 사용법 정도는 금방 익힌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시골마을의 고블린 침략이 세계(왕국)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지만 고블린과 싸우는 우리들(모험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시골마을을 기점으로 무리들의 세력을 키워 도시로 침략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세계(왕국)는 간과하고 있다. 결국 누군가는 고블린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험가들이 가장 마지막으로 상대하려는 마신 왕이나 사신 왕 같은 존재들은 매일 같이 나타나서 인간들을 위협하지 않는다. 마왕이나 마신이 없던 시절에는 “아 그런 무서운 녀석이 있었지” 라던가 “그런 놈이 있었지” 라며 웃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고블린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을을 약탈하고 있고 초짜 모험가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고블린 사냥 의뢰를 받았다가 전멸당하는 이 세계. 왕국 시민이 아닌 이상 일반 민간인들에겐 마왕, 마신보다 바로 옆에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고블린들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고블린 슬레이어 세계관과 현실은 상당히 비슷하다.

정치권에서는 꼭 어떤 사건이 터져야지만이 법 개정 및 법안 발의를 하고 “이제서라도 바로 잡겠습니다” 하며 민심잡기를 한다.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예시라고 한다면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개선하라! 를 외치며 분신하면서 그제야 정부는 노동자 권익 강화 및 근로기준법 강화되었던 사례가 있다. 항상 사람들은 그렇다. 이거 별거 아니겠지, 이 정도쯤은 넘어가도 되겠지. 누군가에게는 별 볼 일 아닌 시답지 않은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일이라는 걸. 어찌 보면 윗분들의 배부른 소리라고도 할 수 있겠다. 결국 시야가 좁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세계를 바라볼 때 경주마처럼 앞만 바라보지 말고 운전 할 때처럼 왼쪽, 오른쪽 다 살펴야 비로소 모두의 평화나 행복은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이 글은 온라인 매거진 아니나에 공동으로 실리는 글이며 아니나 웹진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사이트 구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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