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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Jan 16. 2022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다? 치질 변비 요주의


“천영덕 원장님, 변비 때문에 치질이 생기기도 하나요?”


얼마 전 항문 통증과 혈변으로 저를 찾아온 30대 초반의 환자가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변비가 더 심해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치질 증상도 나타나 병원을 찾은 경우입니다.

 


한사랑병원 천영덕 원장(외과 전문의)



배변 활동은 장 건강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과 잦은 다이어트로 인해, 최근에는 젊은층의 변비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배변 활동 시 스마트폰’은 변비의 악순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손꼽힙니다.





화장실 스마트폰 사용, 치질 변비 부른다!


몇 년 전 대한대장항문학회 조사결과(16∼69세의 남녀 2,000명 대상) '화장실 스마트폰' 사용률은 49%에 달했습니다.

 2명 중 1명꼴로 배변 시 스마트폰을 보는데, 이러한 생활습관은 변비를 악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치질의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비가 있는 사람은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평균 8.4분이었습니다. 변비가 없는 사람보다 평균 3분 정도를 더 오래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에 대해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고 반문하는 분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있으면 배변 활동에 오롯이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정신이 팔려, 정작 배변 시 장 운동에는 소홀해지는 것입니다. 


배변 활동을 하게 되면 항문 조직(괄약근과 주변조직)이 중력의 압박을 받아 늘어나게 되는데, 장운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오히려 수축하게 됩니다.

 




변이 잘 나오지 않으니, 자신도 모르게 항문에 더 많은 힘을 주게 됩니다.


이처럼 항문의 지나친 압력이 가해지면 치질을 악화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만성변비 환자 중에 치질 증상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통계 자료를 통해 본 치질 변비 관계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년 주요수술 통계연보'를 보면, 국민 관심이 높은 33개 주요수술 건수 중 2위가 치핵(치질) 수술이었습니다. 


수술 건수가 17만 9,073건이었다는 통계 결과는, 그만큼 치질 환자가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통계도 주목해야 합니다.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생활 속 질병진·진료행위 통계(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입니다.


이 책은 건강보험 진료일 기준 2016~2020년(2016년 1월~2021년 4월 심사결정분 반영) 통계집으로, 26~27p에 보면 치핵(치질)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월별 진료 현황을 보면

12월 7.9만 명, 1월 8.2만 명, 2월7.8만 명으로
특히 1월에 가장 많았습니다.

6월(6.9만 명)과 9월(6.9만 명)등 여름철과 비교해
‘겨울철 치질 환자가 많다’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최근 5년간 월별 진료 현황’(2016~2020년)



특히 이 자료에서 '치질 위험요인'으로 만성변비와 고령, 임신, 가족력 등을 꼽았습니다.


 특히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생활습관은 치질에 취약함을 재차 강조하며 치질 변비의 밀접한 연관성을 시사했습니다.



치질 변비, 겨울철 더 심해지는 이유 

날씨가 추워지면 변비가 더 심해지고, 치질도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독 겨울철에 치질 변비가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날씨가 추워지면 신체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몸이 움츠러들고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장 연동 활동도 당연히 둔화됩니다. 항문 밖으로 대변을 잘 밀어내지 못해 변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치질 증상이 더 악화되기 쉽습니다. 추운 날씨로 인해 피부와 근육, 항문주변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전이 생겨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변비가 심해지면 치질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변비의 정의’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종종 환자들이 ‘하루에 한 번 변을 보지 않으면 변비인가요?’라고 묻곤 합니다. 이는,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틀에 한 번 규칙적으로 변을 본다면 이는 정상적인 배변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변비를 정의 할 때 ‘일주일에 배변 횟수 3회 이하’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또, 변을 볼 때마다 항문에 힘을 많이 줘야 하고 늘 딱딱하고 굳은 변이 나온다면, 혹은 배변 후변이 남은 듯한 후중감도 변비 증상일 수 있습니다.


평소 변비 증상이 있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있다면 치질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치질 변비의 밀접한 연관성을 잊지 마시고, 건강한 배변 습관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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