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hernia)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전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발생 부위에 따라 탈장 종류도 다양합니다. 탈장 중에 가장 흔한 것이 서혜부 탈장입니다.
이 외에도 대퇴부 탈장, 배꼽 탈장, 상복부 탈장, 스포츠 탈장을 비롯해 과거 수술 부위의 흉터를 통해 발생하는 반흔 탈장까지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흔히 탈장 유병율은 인구의 약 5%라고 합니다. 다만 성별 유병율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여성보다 남성에서 25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아탈장 중에서도 서혜부 탈장(inguinal hernia)은 80~90%가 남아에서 발생합니다.
소아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외과적 질환 중의 하나지만,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오늘은 소아탈장 원인과 수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서혜부(inguinal region)란 아랫배와 넓적다리(대퇴부)사이 접히는 부분을 말합니다. ‘허벅지 안쪽 사타구니’에서 발생하는 탈장으로, 흔히 서혜부 탈장을 사타구니 탈장이라고도 부릅니다.
소아 서혜부 탈장은 영아의 3~5%에서 발생할 만큼 흔하게 발생합니다.
보통 사타구니가 불룩하게 튀어나와 보이거나 (남아의 경우)고환 주변으로 붓기도 합니다.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약 1/3은 생후 6개월 이내에서 발생하며, 평상시 심하게 보채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모님들은 아이 기저귀를 갈 때 사타구니 주변으로 불룩 튀어나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엄마 뱃속에 있는 재태기 12~14주에는 신장근처의 복강 안쪽으로 고환과 난소가 형성됩니다. 태아가 성장하면서 고환이나 난소는 점차 하복부로 내려갑니다.
남아의 고환은 서혜관을 타고 내려가 음낭에 위치하고,여아의 경우 자궁인대가 서혜관을 따라 하강합니다.
복강에서 서혜부로 통하는 이 길은, 일반적으로 출생 후 자연스럽게 막힙니다. 그러나 이 길이 불완전하게 막히거나 열려있는 상태가 지속되면서 복강 내의 장기가 그 틈으로 빠져 나와 탈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가 진료한 환자 중에 수술을 더 늦추면 안될 생후 2개월의 신생아 탈장 환자가 있었습니다. 소아 서혜부 탈장으로 수술이 시급했지만, 부모님은 아이가 너무 어려 수술이 걱정된다며 망설이셨습니다.
서혜부 탈장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자칫 탈장으로 야기되는 심각한 합병증(감돈,교액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탈장 합병증 중에 감돈(incarceration)은 복강 내의 장기가 복벽의 틈으로 빠져 나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갇혀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감돈이 진행되면 감돈 된 장기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끼이게 되어 마치 목이 졸리듯이 쪼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피가 통하지 않아 조직은 허혈과 괴사에 빠질 수 있는데 이것을 교액(strangulation)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탈장 합병증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절대 수술을 늦춰서는 안됩니다.
물론 탈장 중에는 시급하게 수술하지 않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탈장 증상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모색할 수도 있지만, 감돈과 교액 위험이 큰 탈장은 시급히 수술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탈장 수술도 개복 후 진행되었지만,지금은 복강경 기구를 이용해 수술이 이루어집니다.
젓가락 같은 소아용 복강경 기구가 복강 내로 들어가서 결손 부위를 봉합하는 방식입니다. 개복 수술에 비해 상처가 작기 때문에 수술 통증도 적어 당일 퇴원이 가능합니다.
소아 서혜부 탈장은 한쪽에만 탈장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반대편에 탈장이 있을 확률이 15~40%(양측성 탈장)입니다. 복강경 탈장 수술은 양측을 동시에 관찰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복강경 탈장 수술은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법’과 ‘단일통로복강경 이중봉합법’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이란 3개의 구멍을 이용해 복강 내 결손 부위를 봉합해 주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더 발전한 것이 단일통로복강경 이중봉합법입니다.
단일통로복강경 수술은 배꼽 주변에 단 1개의 구멍만 이용해 수술이 이루어집니다.
2.7mm의 얇은 복강경 기구를 이용해 수술 시야를 확보한 후, 탈장 위치 바깥쪽 피부에서 특수하게 고안된 기구를 이용해 결손 부위를 봉합해 주는 수술 방법입니다.
단일통로복강경 수술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미용적으로도 안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아탈장 수술은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외과와의 긴밀한 협진이 중요합니다.
또한, 수술 전후 관리까지 철저하게 이루어져 합니다.
만일 아이의 탈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외과전문병원과 같은 수술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 관리가 잘 이루어지는지 꼼꼼히 살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