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痔裂, anal fissure, fissure in Ano, rectal fissure)의 한자 뜻풀이는 치질 치(痔), 찢을 렬[열](裂) 즉, 항문관 부위가 찢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치열은 열항(裂肛)이라고도 부릅니다. 열항(裂) 항문 항(肛) 한자 뜻처럼 항문에 열상이 생기는 것을 뜻합니다.
치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변비입니다. 특히 만성 변비가 있는 분은 치열 발생 위험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비는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습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인스턴트 식품, 잦은 다이어트, 그리고 불규칙한 식습관 등이 변비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손꼽힙니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대변의 부피가 작아 배변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일일 평균 섭취량보다 물을 적게 마시거나 평상시 식이섬유 섭취가 적은 식단 등도 영향을 미칩니다.
밤늦은 저녁식사나 야식을 먹은 뒤 곧바로 잠자리에 든다거나, 혹은 평상시 운동 부족이라면 원활한 장운동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인이 배변 활동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배변 주기가 일주일에 2~3회 이하라면 변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변 횟수와 상관없이 변을 볼 때 항문이 막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항문에 힘을 많이 주어야 간신히 변을 보기도 합니다.
특히 변이 딱딱하게 굳어져 나오거나 배변 후 잔변감이 남아 있다면 이 역시 변비로 볼 수 있습니다.
변비가 있는 분 중에 배변 시 항문 통증이 있고 휴지에 피가 묻어 나온다면 치열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치열은 배변 시 항문괄약근(항문조임근)이 섬유화되어 좁아지면서 변을 볼 때 찢어지는 병을 말합니다.
대부분 딱딱한 대변이 원인입니다. 변비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딱딱하고 마른 대변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한 조직으로 구성된 항문 내 괄약근을 딱딱한 대변이 통과하면서 상처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치열 환자 대다수(90% 이상)는 항문 뒤쪽 가운데 부위가 찢어지는데, 항문 뒤쪽은 혈액 공급이 적어 상처가 나더라도 잘 아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열은 크게 급성 치열과 만성 치열로 구분합니다. 급성 치열은 항문의 상처가 오래되지 않은 치열을 말합니다. 그러나 급성 치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찢어진 상처의 깊이가 내괄약근까지 이르러 궤양을 형성하게 되면, 결국 만성 치열로 발전하게 됩니다.
만성 치열은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3개월 이상 치열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이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열이 생기면 배변 시, 배변 후 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사람에 따라 통증이 1~2시간, 심지어 하루 종일 지속돼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 변을 볼 때 항문 주변으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다.
☑ 변을 본 후 항문을 닦으면 휴지에 소량의 피가 묻어 나온다.
(치열 환자에 따라 항문 출혈이 심해 변기에 피가 뚝뚝 떨어지기도 함)
☑ 항문 통증이 심할 땐 앉아만 있어도 통증이 있다.
☑ 배변 후에도 항문 통증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 환자에 따라 항문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 만일 이와 같은 치열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면 만성 치열일 수 있습니다. 환자의 항문 피부꼬리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더! 환자 중에는 배변 시 통증이 두려워 배변 활동을 피하려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변을 억지로 참으면 변비가 악화되고 치열증상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치열 초기증상은 여러 가지 보존적 치료 방법과 복용약, 연고 등으로 어느 정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열이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외과전문병원에서는 내괄약근 측방절개술이나 집모양형 피부판이동술 등의 치열 수술이 이루어집니다.
치열은 방치하면 더 악화되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