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hernia) 증상으로 저를 찾아온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탈장은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외과질환’입니다.
한 번 탈장이 생기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으며 탈장 부위가 점점 커지고 그 정도가 심해지면서 환자에 따라 탈장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탈장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탈장수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탈장이 발생하는 부위는 다양합니다.
▸서혜부 탈장(Inguinal hernia)은 모든 탈장의 70%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매우 흔합니다. 복부와 허벅지 사이에 있는 서혜부(사타구니)에 발생하는 탈장으로 한쪽에서 발생하는 경우보다 대부분 양쪽(양측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대퇴부 탈장(Femoral hernia)은 서혜부와 인접한 부위로 '서혜부 인대 직하방(사타구니가 접히는 부분의 아래쪽)'에서 발생합니다. 임신, 출산의 영향으로 여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탈장입니다.
▸상복부 탈장(Epigastric hernia)은 '복벽탈장'이라고도 하며 배꼽의 상방, 흉부 하방 부위에 발생합니다. 주로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탈장입니다.
▸배꼽 탈장(Umbilical hernia)은 주로 선천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영유아와 같이 소아 배꼽탈장이 흔하지만 만 4~5세 경 정상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성인 배꼽탈장은 소아 배꼽탈장처럼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탈장 부위가 점점 더 커지고 합병증 우려가 있어 시급히 탈장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과거에 복부 수술을 받은 흉터에서 발생하는 ▸반흔 탈장(Incisional hernia)이나 과격한 운동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스포츠 탈장(운동선수 치골통증이라고도 함) 등이 있습니다.
앞서, ‘탈장 합병증’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탈장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지만, 당장 수술이 시급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탈장이 발생한 부위에 벌어진 틈으로 장기나 조직이 들락날락하면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 약해진 복벽에 장기가 끼이게 되면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탈장 합병증인 감돈(incarceration)과 교액(strangulation)이 우려된다면 즉시 탈장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감돈(嵌頓, incarceration)이란?
감돈이란 복부의 기관 일부가 조직의 틈으로 빠져나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한자를 풀어보면 감돈(嵌頓)의 ‘감’은 산골짜기 감 즉,동굴이나 구멍을 뜻합니다. ‘돈’은 조아릴 돈 즉, ‘조아리다, 넘어지다’의 뜻입니다. 복강 내 장기의 일부가 틈에 갇힌다는 의미입니다.
→ 탈장의 내용물이 탈장입구에서 꼬여서 풀어지지 않은 상태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탈장수술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교액(絞扼. Strangulation)이란?
감돈 상황이 지속되면 갇힌 장기에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갇혀있는 조직이 허혈과 괴사에 빠지게 됩니다.이를 교액이라고 합니다. 한자를 풀어보면 교액(絞扼)의'교'는 목맬 교, '액'은 잡을 액으로 장기가 목이 졸린 상태입니다.
→ 감돈된 장기에 부종이 생기면 점점 더 단단히 조여지게 되어 혈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이로 인해 탈장낭 안에서 장이 썩게 되는 것이지요. 교액 역시 시급히 탈장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 방법은 탈장구멍을 통해 삐져나온 복강 내 장기나 조직을 제자리로 돌리고, 틈을 메워 주는 원리입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수술 방법으로 개복봉합법이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복강경탈장수술(Laparoscopic herniorrhaphy)과 무긴장탈장교정술(Tension-free repair)등이 시행됩니다.
복강경 탈장수술은 장기가 탈출하는 길을 막아주는 원리입니다. 직경 2.7mm 3개의 복강경기구를 복강 내로 투입, 결손 부위를 봉합하는 방법이며 흉터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여기서 더 발전한 것이 단 1개의 복강경기구를 이용해 수술이 이루어지는 ‘단일통로 복강경 탈장수술’입니다.
무긴장탈장교정술은 인공막을 이용해 복벽의 틈을 메워주는 원리입니다. 긴장(tension)을 최소화해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나 재발이 적으며 탈장 수술의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