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부모님과 함께 내원한 분이 계셨습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연휴 때 어머님의 ‘다리핏줄 이상 증상’을 발견했다며 병원을 찾은 경우입니다.
환자의 다리를 살펴보니 다리핏줄 혈관 색이 보랏빛과 붉은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또, 일부 혈관은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듯 구불구불하게 툭 튀어나와 있습니다. 눈으로 봤을 때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는 보호자의 말처럼, 하지정맥류는 겉으로 증상이 드러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물론 겉으로 특별한 증상 없이 다리가 무겁거나 종아리가 저리는 증상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이 역시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하지정맥류 증상과 관련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하지정맥류(varicose veins)는 만성정맥부전*의 일종으로 다리핏줄이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오는 혈관질환입니다.
만성정맥부전(chronischeVeneninsuffizienz)은 하지에 나타나는 혈액순환장애의 일종입니다. 정맥혈관 피를 심장으로 충분히 펌프질하지 못하면서 나타납니다. 정맥염이나 정맥혈전, 정맥류 등에 의해 정맥의 부종, 색소침착, 습진, 궤양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만성정맥부전 증상은 하지정맥에 주로 발생합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올려보내는 정맥 내 밸브(판막)가 망가지면서 생깁니다. 이 밸브(판막)는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밸브가 망가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역류하는 혈액과 올라오는 혈액이 만나 소용돌이 일으킵니다. 그 압력으로 정맥이 부풀면서 다리핏줄이 도드라지고 혈관이 툭 튀어나오게 됩니다. 심장 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혈액이 다리 정맥에 머물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다리 무거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묵직하며 다리가 아픕니다.
둘째, 다리 피로감
오래 앉아있거나 장시간 서 있을 때 다리 피로감이 더욱더심해집니다.
셋째, 다리 부종
일과를 마치고 저녁때 집에 돌아오면다리가자주 붓습니다.
넷째, 종아리 뭉침과 당김
종아리가땅기고 뭉쳐있으며손으로 만지면매우 단단합니다.
다섯째, 다리 저림과 쥐나는 증상
종종 자다가 다리 저림이 심해 잠이깨기도 하고 종종 다리에 쥐가 납니다.
여섯째, 다리핏줄 두드러짐
다리핏줄(다리 혈관)이 꾸불꾸불하게 형성되고, 피부 표면으로 툭 튀어나와 보입니다.
일곱 째, 혈관 색의 변화
다리 혈관이 검붉은, 혹은 검푸른(혹은 보랏빛) 색을 띱니다.
여덟 째, 피부 변색
종아리나 발목 쪽으로 피부 변색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증상 중에 몇 가지가 겹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만일 하지정맥류가 의심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초기 증상을 오랫동안 방치하면 점점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하지궤양’이 있습니다. 종아리가 심하게 붓고 주변 피부색이 완전히 변하며 나중에는 피부 괴사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이처럼병을 더 키우지 않으려면 정확한 검사가 필수입니다. 병원에서는 하지정맥류 진단을 위해 도플러 초음파 검사(혈관 안 혈액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검사)나 CT 촬영 검사를 실시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하지정맥류로 진료받은 환자는 21만 2천여 명이었습니다. 이중 여성 환자는 15만 6천여명으로 남성환자 6만 7천여 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발병 연령대 중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50~70대중장년층이었습니다. 40~50대 이상에서는 노화로 인한 혈관 벽의 약화, 정맥순환장애 혹은 동맥순환 장애가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에서는 혈액이 주변 모세혈관으로 몰려 압력이 세지면서 얇은 혈관이 터져 피부에 멍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혈관이 늘어지고 근육 탄력이 약화되어 작은 압력에도 혈관이 쉽게 눌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지정맥류는 연령대별로 발병요인이 다릅니다. 20~30대 젊은 층은 잘못된 생활습관(다리 꼬는 습관, 하이힐이나 몸에 꽉 붙은 레깅스나스키니진 등)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힙니다.
이처럼 하지정맥류는전 연령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외과 질환인 만큼, 이상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