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소화불량은 우리 몸 어딘가에서 보내는 이상 신호입니다.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하며 체한 것 같은 증세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복통이 수반된다면 ‘담낭의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담낭 질환 중 만성담낭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담낭 질환 중에서도 담낭염은 담석을 동반한 경우가 90% 이상입니다. 담낭염은 진행 경과에 따라 급성담낭염과 오랜 시간 이어지는 만성담낭염으로 나뉩니다. 두 질환의 차이를 ‘증상’으로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급성담낭염 증상 중 복통은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느끼는 산통 만큼이나 강한 통증 강도로 나타납니다. 반면, 만성담낭염은 수년 동안 환자가 크게 자각하지 못하는 증상이 이어지거나 속이 더부룩한 정도의 소화불량을 느끼며, 복통보다는 명치 통증에 가까운 증상을 느끼곤 합니다 .
그래서 만성담낭염 환자들의 경우 평소 소화기계가 약하다고 생각해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혹은 음식을 잘못 먹어서 급체했다고 여기며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그저 소화제를 습관처럼 먹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지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 만성담낭염이 악화되고 결국 저에게 담낭제거술을 받은 환자도 꽤 있습니다.
새해에는 다들 건강 계획을 세우실 텐데요. 만일 평소 지속적인 소화불량과 명치 통증 등의 불편함이 있다면
2023년도 새해를 맞아 복부초음파 검사를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상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 담낭, 담관, 췌장 등에 질환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담석증 환자는 11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40대 이후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통계를 보면 40~70대가 전체 환자 중에 76.8%를 차지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담석증 환자는 2021년 국내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24만 179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2010년10만9,669명과 비교하면 11년 새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연령대별 담석증 발생률 _ 2021년 기준
1위 :60대 23.4%
2위 : 50대 20.3%
3위 :70대 17.3%
4위 :40대 15.8%
만성담낭염은 급성 담낭염과 달리 담낭 벽이 지속적으로 두꺼워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때까지 환자가 자각할 만한 눈에 띄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만성담낭염이 심해지면 두드러진 증상으로 복부의 심한 통증과 압통, 발열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신속히 복부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시행합니다.
혈액검사로는 백혈구 수치의 증가 여부를 살핍니다. 복부초음파로 담낭 내 담석이 관찰되는지, 담낭 벽이 두꺼워졌는지, 담낭벽 주변에 체액이 고여있는지 등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진단 과정에서 담낭 벽이 너무 두꺼우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만성담낭염 초기라면 금식을 유지하면서 항생제, 진통제 등으로 염증 및 통증을 조절하고 수액을 보충해주는 등의 내과적 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되기도 합니다만, 1년 내 재발할 우려가 큽니다.
그래서 수술로 담낭을 절제하는 담낭제거술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입니다.
담낭을 절제하는 방법은 전통적인 개복수술과 최근 많이 시행되는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 방법이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도 의료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점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복강경 수술은 0.3~1cm 정도의 ‘포트(port, 절개창)’를 통해 CO2를 넣어 공간을 확보하고, 특수 제작된 막대기 모양의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복강 내에 삽입하여 수술이 진행됩니다.복부에3~5개의 포트(port)를 이용해 시행되는 수술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배꼽 주변에 단 한 개의 포트(port)를 이용해 수술이 이루어지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로 발전했습니다. 저에게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도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건강을 되찾으셨습니다.
정기적인 검사로 담낭 질환 유무를 살피는 것, 그리고 담낭이 보내는 우리 몸의 이상 신호를 간과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담낭 질환의 원인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이 담낭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건강 신년 목표로 삼았다면, 이제부터라도 담낭 건강을 위해 지금 당장 ‘식습관 개선’을 목표로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도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