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피지 분비도 더 왕성해졌습니다. 사방엔 꽃들이 만발하지만, 봄을 만끽할 틈도 없이 피부는 불편함을 드러냅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얼굴피지낭종입니다.
물론 봄철에는 꽃가루와 미세먼지, 큰 일교차, 건조한 날씨 등 외부환경에 의해 피부 트러블 더 심할 수 있고,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도 잘 생깁니다. 그러나 단순한 피부 트러블과 얼굴피지낭종은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오늘은 피부종양 중 하나인 얼굴피지낭종(양성종양)을 주제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피지낭종(Epidermal cyst)은 모낭의 염증에 의해 발생합니다. 피부에 기름을 분비하는 곳인 진피층의 피지선이 막혀 주머니 형태를 띠고, 그곳에 각질과 피지 등 각종 노폐물이 고이면서 낭종으로 나타나는 염증이자 양성종양입니다.
피지낭종은 얼굴뿐 아니라 목뒤, 귓불이나 귀 주변, 등, 겨드랑이, 팔, 사타구니 등 우리 몸에 피지선이 발달해 있는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처럼 피부가 겹치거나 옷에 자주 쓸리는 부위에 생기는 피지낭종은 일상생활의 불편이 클 수 있습니다.
특히, 얼굴피지낭종의 경우 미용상의 문제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환자 자신도 신경이 쓰이거니와 다른 부위처럼 가릴 수 없어, 증상이 심한 분들은 외출 자체를 꺼리거나 사람들과 만나길 거부하는 등 대인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얼굴피지낭종은 흔히 발생하는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 피부트러블과 혼동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드름은 피지선이 발달하면서 여드름 균이 번식해 염증이 발생하는 피부 염증질환입니다. 반면, 피지낭종은 피지 아래 모낭이 막히거나 표피가 깊숙하게 떨어져 들어가 증식하면서 생긴 부드러운 혹(양성종양)입니다.
특히, 얼굴에 난 피지낭종은 눈으로 봤을 때 여드름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의 피지낭종과 여드름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뾰루지나 화농성여드름으로 생각해 자칫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 쉽습니다.
피지낭종은 피부 진피층에 노폐물이 고이면서 마치 혹처럼 불룩 튀어나와 보입니다. 크기가 작고 초기 통증이 없는 경우 많습니다.
처음에는 여드름이나 뾰루지라고 여겨 자꾸만 짜려 하거나 손으로 만지곤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차감염 우려도 클 뿐더러 낭종의 크기도 점점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여드름은 다량의 피지, 노폐물, 각질이 모공 안에 쌓여서 발생합니다. 그래서 손으로 만지면 딱딱하고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띠고 있으며 터졌을 때 노란 고름이 나옵니다.
그에 비해 피지낭종은 손으로 만지면 물렁물렁한 고무공 같은 느낌의 멍울이 만져집니다. 그 안에 죽은 세포와 피지선에서 분비된 기름진 분비물이 고여 있기 때문입니다.
피지낭종이 터지면 치즈처럼 찐득거리는 하얀 불순물이 흘러나옵니다. 그래서 여드름과 달리 피지낭종이 터지면 악취가 나는 것입니다.
또한, 피지낭종은 여드름처럼 쉽게 짜지지도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크기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외형적인 특징으로 피지낭종 중심부에는 면포와 같은 구멍이 나있습니다.
낭종 주변의 어두운 착색도 나타날 수 있는데, 얼굴피지낭종이 있는 분들은 종종 '낯빛이 칙칙하다'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얼굴피지낭종을 자꾸만 짜려 하거나 장기간 방치하면 흉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 경우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심하면 얼굴 흉터 때문에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꺼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얼굴피지낭종이 있다면 절대 방치하지 말고 외과적 처치를 통해 꼭 제때 치료받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