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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May 24. 2023

변비 아닌 치핵! 치질초기증상

치질(치핵) 환자 중에 의외로 많은 분이 변비를 호소합니다. 


장기간 다이어트를 반복하면서 만성 변비가 생겼거나 잘못된 배변 습관 혹은 나쁜 식습관에 의해 변비가 생기기도 합니다. 대부분 오랫동안 변비 증상이 있었고, 이 외 다른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치질이 생긴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변비가 심한 분들은 항문이 찢어지면서 피가 묻어나거나 혈변을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치질초기증상을 단순한 변비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변비와 치질의 관계, 치질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중심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한사랑병원 천영덕 원장(외과 전문의)



변비의 정의

변비(constipation, 便祕)란 정상적으로 배변이 이루어지지 않는 증상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변비를 정의할 때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주어야 변을 볼 수 있거나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해 배변 활동이 힘든 경우, 
혹은 배변 횟수가 일주일에 3번 미만인 경우
(그러나 2~3일 주기로 건강한 변을 본다면 횟수가 적더라도 변비가 아님) 등을 손꼽습니다. 

여기에 불완전한 배변감 즉, 변을 본 뒤에도 시원한 느낌이 없이 여전히 잔변감이 남아 있거나
항문·직장의 폐쇄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변비라 할 수 있습니다.  




 

만성 변비가 치질(치핵) 부른다? 


그렇다면 변비와 치질(치핵)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변비가 있는 분은 그렇지 않은 분과 비교해 배변 시간이 훨씬 깁니다. 변을 보고 싶어도 배변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변 과정에서 항문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이 가해지는데,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반복되면 치질 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배변 시 항문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을 주면 항문 쿠션 역할을 하는 점막 아래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부어올라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올 수 있습니다. 


치질 환자 중에 만성변비가 있는 분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압니다. 


물론 변비 외에도 임신, 노화, 유전,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는 잘못된 배변 습관, 변비약이나 관장제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나쁜 식습관, 음주 등으로 인해 치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변비가 치질 발생에 영향을 주는 만큼, 평상시 변비가 있는 분은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치질(치핵)의 정의

치질(치핵)이란 항문조직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항문관 밖으로 빠져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확한 의학적 표현은 치핵이지만, 많은 분이 ‘치질’로 통용하고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늘은 ‘치질’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신체 중에 항문 주위에는 많은 혈관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변을 볼 때 힘을 주면 혈액이 항문 쪽으로 몰리면서 혈관이 확장됩니다. 항문 상태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배변 후 혈액이 빠져나가면서 혈관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항문 쿠션 조직이 늘어나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 이를 치질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치질초기증상


치질은 진행 정도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 그 단계를 나눕니다. 이 중 1도, 2도 단계에서 치질초기증상이 두드러집니다. 가장 대표적인 치질초기증상은 항문 출혈과 탈항입니다. 



▸항문 출혈


치질 증상 중에 출혈은 매우 흔합니다. 

그러나 피가 철철 흐르는 상태가 아니라 배변 시 살짝 선홍색의 피가 비치거나 휴지에 묻어나오는 정도입니다. 이때 항문 주변의 가려움을 동반하기도 하고 항문의 불편감, 항문 통증 등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항문조직의 탈항


치질이 진행될수록 항문의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면서 손으로 만져지기도 합니다. 

치질 단계에 따라 탈항되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도 하고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치질 증상이 심하다면 탈항 상태가 계속 유지되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따르며 환자에 따라 신속한 치질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치질 초기에 피가 비치는 이유?


치질초기증상으로 배변 시 피가 비치는 이유는 ‘정맥에 혈액이 정체되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정맥 혈액이 정체되면 혈관 조직으로 이루어진 항문 쿠션에 피가 고입니다. 그렇게 되면 항문 쿠션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서 항문을 지지하는 근육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항문 쿠션이 직장 조직과 함께 덩어리를 이루며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데, 그로 인해 항문 주변으로 쉽게 상처가 나면서 항문 출혈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치질초기증상으로 출혈과 탈항을 손꼽는 것입니다. 


물론 치질 진행 정도에 따라 ‘탈항’의 증상 범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치질 초기에는 항문 출혈만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질은 조기 치료가 중요!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치질 역시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치질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으며 장기간 방치하면 점점 더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치질초기증상 단계라면 수술하지 않고 보존적,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어느 정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혈성 2도 치핵, 혹은 3~4도 치핵의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모든 항문 출혈은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출혈의 원인이 치질일 수도 있지만 치열이나 항문 피부꼬리, 단순한 항문 자극 증상 등 다른 항문 질환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출혈이나 탈항, 배변 시 통증이나 항문 가려움증이 동반된다면 치질초기증상일 수 있으니 신속히 내원하셔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항문 건강을 위해 치료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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