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쓸개라고 부르는 담낭은 오른쪽 갈비뼈 바로 아래, 오른쪽 윗배(우상복부) 부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담낭은 담즙을 배출해 지방의 소화를 돕는 조효소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담낭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상황에 따라 담낭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담낭질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담낭을 절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복부초음파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경과를 지켜보게 됩니다. 그러나 담석의 크기가 크거나 담낭염이 심해서 담낭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면 담낭을 절제해야 합니다.
오늘은 복강경담낭절제술과 수술 후 관리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담낭을 절제하는 방법은 크게 개복 수술과 복강경을 이용하는 수술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수술 방법인 개복 수술은 약 15cm 정도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입니다. ‘개복(開腹, 열 개·배 복)’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수술을 하려고 배를 쨈’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배를 갈라서 열고 시행하는 수술을 말합니다.
수술명에서 알 수 있듯 복부의 피부를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도 크게 남고 절개 부위가 넓어서 그만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보통 입원 기간도 10일 정도 걸리고 수술 후 각종 후유증과 합병증 위험도 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최신 수술 방법이 바로 복강경담낭절제술입니다.
복강경담낭절제술은 담낭절제술의 표준 수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0.3~1cm의 ‘포트(port)’라 불리는 절개창을 통해 배꼽 주변에 3∼5개의 작은 구멍을 냅니다. 그리고 복강 내 특수 제작된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해 수술이 진행됩니다.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습니다. 수술 후 회복도 빨라 입원 기간도 단축돼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장관 기능의 신속한 회복으로 수술 후 금식 기간이 단축되며, 수술 후 발생하는 복강 내 유착의 빈도나 정도도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5개의 포트를 이용해 진행하는 수술 방식은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입니다. 여기서 더 발전한 것이 단일통로복강경 담낭절제술입니다.
‘단일통로(단일공)’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단 한 개의 포트를 이용해 담낭을 절제하는 최신 복강경 수술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복강경담낭절제술보다 단일통로복강경수술은 훨씬 더 정교함을 필요로 하는 수술이기에 의료진의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생님, 담낭이 없어도 괜찮을까요?”
많은 분이 저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를 타고 내려와 담낭에 농축·저장됩니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담낭에 저장되어 있던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 지방의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담낭을 절제했다고 해서 담즙 분비가 불가능 한 것은 아니며,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곧바로 십이지장으로 전달됩니다. 즉, 담낭을 제거하면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 저장고만 없어진 것이기에, 담낭이 없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담낭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담낭염의 경우 염증이 심해지면서 복막염으로 발전할 우려도 크고, 담낭암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큽니다. 따라서 담낭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담낭을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복강경담낭절제술을 받은 뒤 회복 기간은 환자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퇴원 후 가벼운 일상생활은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담낭 수술 후 한두 달 정도는 식단 관리가 필요합니다. 담즙이 농축되지 않고 분비되기 때문에 우리 몸이 적응할 때까지는 식단을 관리하는 것이 빠른 회복과 적응에 도움이 됩니다.
수술 후에는 고지방 식품이나 가공/훈제식품, 밀가루 등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또한 염장식품이나 맵고 짠 음식 등 양념이 과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될 수 있는 대로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고지방식을 소화하려면 담즙이 왕성하게 생성·분비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식단으로 인해 우리 몸에 과부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술 후 약 한두 달 정도는 식단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식사량도 평소 드시는 양의 70% 정도만 드실 것을 권합니다. 그러나 담낭을 제거했더라도 평생 음식을 제한하거나 식단 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은 복강경담낭절제술을 주제로 알려드렸는데, 담낭 수술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담석증이나 담낭염 환자의 절반 정도는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복부 초음파 등 정기적인 검진의 중요성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