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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 감성지기 Jun 08. 2020

가스라이팅, 권력형 성폭력을 설명한다.

가스라이팅(Gaslight Effect)

우리는 2018년 8월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가해자가 물리적 힘을 동원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피해자를 통제하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으로 결론이 났다. 제1심에서의 무죄판결은 성폭력 형법과 사법체계 전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성폭력 형법 제정 운동으로 이어졌다. 결국, 제2심에서 위력에 의한 성폭력으로 유죄 판결이 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는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되었다.     

우리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한두 번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타인을 조정하는 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가스라이팅’, ‘가스등 이펙트’의 용어로도 쓰인다.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1938년 영국에서 상영된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했다. Gas Light는 가스등을 말하는 것으로 전기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고 있던 시절, 가스를 이용하여 전등을 공용으로 사용하던 때다. 연극은 1940년 영국에서 영화화되었다.      


영화  가스등 (1944년)

영화 내용 속 주인공 폴라는 자신의 유산을 노리고 접근한 남편 그레고리와 결혼을 한다. 남편은 아내 몰래 위층에서 보석을 찾기 위해 가스등을 켠다. 그 당시 가스등을 켜면 가스를 나눠 써 다른 곳의 불이 어두워지곤 했다. 더욱이 남편은 자신이 물건을 숨기고는 아내에게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며 호통을 치기도 하고. 매일 밤 어두워지는 가스등 불빛과 발소리를 이상하게 여긴 폴라가 그 사실을 말하자 남편은 ‘네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정신병자로 몰아세운다. 폴라는 결국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점점 무력감에 빠지고, 더욱 남편에게 의지하면서 자아를 잃고 망가진다. 결국, 경찰관인 브라이언을 만나 모두가 거짓임을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그 후 미국 정신분석 심리치료사인 로빈 스턴(Robin Stern)은 가스등(Gas Light)의 제목을 인용해 가스라이팅(Gaslight Effect)이라는 심리학 용어를 만들었다. 로빈 스턴(Robin Stern)은 저서 『가스등 이펙트』에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가해자와 가해자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피해자가 만들어 내는 병리적 심리 현상’을 ‘가스등 이펙트(Gaslight Effect)’라 설명했다.      


가스라이팅은 ‘상황을 조작해 상대방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어 판단력을 잃게 하는 정서적 학대 행위’이다. 그로 인해 점차 가해자에게 의존하게 된다. 그루밍과는 다른 개념이다. 상대를 길들이려는 그루밍과 타인의 심리와 상황을 조작하여 정서적으로 상대방을 조정하는 가스라이팅은 성폭력의 단계에서 주로 심리적인 부분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그루밍형 성범죄, 가스라이팅으로 인한 성범죄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 ‘소원’(성폭력을 당한 아동의 삶을 그린처럼 영화)처럼 물리적 압력을 사용하는 범죄들이 잦았다면, 최근에는 심리적인 면을 이용한 성폭력 범죄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일반인들의 인식 또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2가지로 요약하여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 안희정 충남지사 사건은 1심에서 무죄 판정을 받은 이유는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아서 '이다. 과연 피해자는 어떠해야 하는지? '피해자는 식음을 전폐해야 하고, 극단적인 심리상태를 보여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의 변화도 이제는 필요하다. 이 사건 판결에 대해서  인터넷  댓글들도. 주변의 많은 여성들의  '성폭력을 당한 다음 날에도  출근을 했잖아.','그리고 출장도 따라 갔잖아' 등과 같은 반응을 통해서 2심 판결에 부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성폭력에 대한 성폭력 대처 방법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시기이다.

 이제는 심리적인 기전을 이용한 성범죄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의 의식을 변화시켜 유치원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훈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나 또한 우유부단한 편이다. 우유부단함은 권력형 성폭력에 표적이 될 수 있다.      


성폭력 유형에서 폭행은 피해자가 성적 행동에 대한 신체적 거부행위나 거부 의사를 힘들게 하는 유형의 힘이고, 위력은 일정한 불이익 고지를 포함하여 우월적 지위에서 나오는 힘을 행사하여 피해자 의사를 제압하는 유무형의 힘이다. 우리는 힘에 대항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물론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력에 의한 권력형 성폭력에 대처방법을 숙지하고 생활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힘을 길러야 하겠다.  아래 내용을 참조하면 좋겠다.



첫째, 내 생각을 명확히 하여 상대방의 생각과 내 생각의 차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내 생각에 대한 명확한 주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나 또한 상대방의 생각을 부정한다. 이럴 때 나 또한 가스라이팅 가해자가 되는 오류가 생길지도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     


셋째, 무엇보다 내 생각을 단호히 표현할 줄 알고, 내 생각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정 상대편으로부터 적극적인 동의를 구하고
성적 행위를 했는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성에도 인권이 있다. 결국, 인권 존중이다. 힘을 가진 사람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에게 성적 언동을 통해 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고 자존감을 땅에 떨어뜨리는 행동은 없어져야 한다. ‘서로가 좋아서 했다’라는 식으로 왜곡된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진정 상대편으로부터 적극적인 동의를 구하고 성적 행위를 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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