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성폭력 사건들로 인해 청소년 성교육 및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에 대한 변화를 기대함과 더불어 성폭력을 넘어 젠더폭력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인 성 즉 ‘젠더’에 대한 성인지감수성 점검의 필요성이 날마다 증가하고 있다.
‘젠더’란 사회적인 환경과 훈련으로 남녀의 기질이 형성된다는 것을 강조한 여성학 용어로 대중들이 인식하고 있고 여성이 약자인 사회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영향으로 여성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남, 녀, 소수자까지 대상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성인지감수성의 부족이 사회 전반에 넘쳐나고 있다. 그로 인해 젠더에는 남, 녀가 생물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자다움, 남자다움의 규정에 사회·문화적 영향이 스며 있음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뜻이 들어 있다. 아울러 이렇게 만들어진 젠더의 개념에는 불평등하고 차별적인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포함되어 있다.
1993년 UN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여성에 대한 폭력 철폐 선언’을 하면서 ‘젠더기반폭력’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젠더기반폭력’이란 상대 성(性)에 대한 혐오를 담고 저지르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을 말한다. 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속에서 남, 녀의 불평등한 관계가 설정되고 이에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에 대해 인권 침해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유엔은 젠더폭력을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명명하였다.
하지만 ‘젠더기반폭력’은 꼭 여성에 대한 폭력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젠더기반폭력이란 사회적으로 부여된 성으로 여성성, 남성성을 바탕으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통틀어서 말한다. 남성도 사회 속 어떤 조직에서는 젠더기반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는 남녀 간 불평등한 힘의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성폭력과도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성폭력은 결국 힘의 균형에서 나타나는 젠더기반폭력에서 시작되므로 이제는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젠더폭력으로 넓혀야 하며, 또한 젠더폭력은 사회적으로 형성된 성 고정관념에서 비롯되므로 성 고정관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성폭력이 힘의 논리에 의해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행해지는 성적 행동이지만, 젠더기반폭력은 젠더에 의한 차별과 불평등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 부장은 여자인데도 일을 잘해’, ‘남자가 힘이 그렇게 없어서 어디에 써먹어’ 등과 같이 성 고정관념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성들이 가사노동과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부분에 여성들이 일반적인 부담을 안게 되는 것도 폭넓은 의미의 젠더기반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젠더기반폭력은 가정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을 양육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남자는 우는 게 아니야. 남자는 용감해야지’ 등과 같이 남자라는 이유로 감정을 절제하라는 요구와 ‘여자가 몸가짐을 조심하지 못하게, 뛰어다녀’ 이러한 것들은 젠더기반폭력에 해당한다.
성인지감수성은 철저히 인간의 인권에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각자 성인권과 더불어 나의 성인지감수성을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7월에 ‘100대 국정과제’에서 불평등한 성별 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성적・정서적 폭력을 ‘젠더폭력’으로 규정하고 ‘젠더폭력방지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젠더폭력방지법’이 2018년 12월 25일 공포되었다. 하지만 젠더폭력방지법은 ‘성폭력의 범주를 지나치게 넓히고 여성을 성역화시키고, 이미 성폭력, 가정폭력 등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있음에도 중복된 법을 제정하는 것은 남성에 대한 차별이다’라고 생각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젠더폭력방지법의 제정으로 인해 젠더기반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각자의 성 고정관념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의 오래된 성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젠더에 대한 감수성을 우리는 높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성 가치가 변화함에 따라 성인지감수성도 변한다. 성인지감수성은 철저히 인간의 인권에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각자 성인권과 더불어 나의 성인지감수성을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