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5살이 되기 전에 결혼 생각이 1도 없어!’
‘애는 꼭 낳아야 하나 머? 없어도 안 될까?’
결혼해서 하나둘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가르치고 하려면 시간적, 경제적인 비용이 많이 들잖아, 나의 생활에 지장이 되지 않을까 해서지~~.
가시나!
참 이기적이네. 그래도 아이는 최소 1명은 있어야 하지 않나? 엄마가 결혼한 선배로서 말이지. 자식 하나 정도는 필요하더라.
미국에 사는 26살 딸이 자주 하는 말이다. 다 큰 딸을 바라보는 나로서는 어서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면 좋겠고, 예쁜 아들, 딸도 낳으면 좋겠다.
최근에 조사된 통계자료를 보면
1. 여성가족부(2021. 3월)는 만 15세에서 39세 사이의 남, 녀 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결과 결혼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한 청년이 ‘여성은 57.4%, 남성은 51.9%’의 결과가 나왔다.
2. 여성가족부(2021. 4월)는 만 9~24세 청소년 7,17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실시한 '2020 청소년 종합실태조사' 결과에도 응답자의 39.1%만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의견에 대해 동의했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라는 의견도 60.3%로 2017년(46.1%) 대비 급증했다.
2. 통계청의 2019∼2020년 통계를 모은 ‘2020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니 10·20대의 절반 이상은 결혼 후 자녀를 낳을 필요가 없다.'라고 한다. 자녀가 필요 없다는 응답은 특히 10대(60.6%), 20대(52.5%)에서는 반이 넘었다. 성별로 보면 자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여자(36.6%)가 남자(27.3%) 보다 많았다.
이렇게 결혼을 망설이거나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뭘까? 남성은 '비용 부담'으로 가족의 생계와 결혼 비용이 부담된다는 답변이 43.5%였고, 여성은 전통적 가족문화와 가족관계가 부담스럽다고 답한 비율이 24.6%로 남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굳이 결혼할 이유가 없다, 관계에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응답은 남,녀 모두에게서 높았다.
나는 어린 나이 26살에 결혼을 했다. 남편은 27살이었다. 그때에도 남편의 친구들은 자유로운 생활을 누리는 시기라서 남편은 늘 친구들과 놀고 싶어 했다. 늦게 들어오는 날도 많았고, 지금처럼 핸드폰이 없던 시대라 연락도 잘되지 않아 나는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리고 29살에 첫아이를 낳고, 연년생으로 두 명의 아이 엄마가 되었다. 워킹맘이라 아이를 맡길 때도 없어서 눈물 콧물 흘리며 아이들이 키웠다. 힘들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보면 뿌듯했다. 30년 결혼생활을 하면서 싸울 때도 많았고, 다른 곳에 관심을 가질 때도 있었다. 특히 가치관이 맞지 않아 서로 의견 대립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버팀목이 되었고 아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 부부가 있을까 싶다. 부모 세대로서의 나의 의견이지만, 지금에 문화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많이 생성되고 있다. 가족, 결혼의 형태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이러한 변화를 수용할 시대이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정상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가족의 형태가 파괴되고 있다. 더욱이 한부모 가족이나 미혼모 가족, 동거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사회 속에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방송인‘사유리 씨’는 비혼주의자로서 자녀를 낳았다. 그녀는 일본에서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는데, 그녀는 "너무 행복하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이처럼 비혼모는 결혼하지 않고 정자 기증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아이를 갖는 여성을 말한다. 영어권에서는 비혼모를 'single mother by choice'로 부르며, '초이스 맘'이라고도 줄여 부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법적 혼인상태에 있는 난임부부에만 인공 수정 시술 또는 시험관 아기 시술에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으려면 배우자인 남편의 동의해야 한다. 사유리 씨의 출산으로 인해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심의위원회’는 비혼모의 출산 지원 등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확산하면 충분히 논의해볼 수 있다고 하는 등 사회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결혼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결혼에 얽매이지 말고 가슴이 뛰는 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긴 인생의 주기에서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는 것도 의미가 크다. 다양한 형태의 결혼관과 출산에 대한 선택도 존중하지만, 결혼으로 인해 얻는 장점도 있고, 자녀로 인해 얻는 기쁨도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