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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 감성지기 Jun 09. 2021

여성의 인권과 태아의 생명권

여성의 인권과 태아의 생명권 딜레마

  나는 크리스천이다. 나는 나의 신념과 나의 종교적 신념 사이에서 갈등할 때가 종종 있다. 그중, 낙태에 관한 것 또한 그러하다. 여성의 인권과 태아의 생명권에 있어서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할까? 하는 부분이다. 여성의 인권과 아기의 인권을 같이 존중하는 방법은 없을까? 만약, 여성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참 힘든 결정이 될 것이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아보고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택에 따른 결과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알게 된다면, 미리 예방하고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영화 ‘언플랜드(2020, 15세 관람가)’의 내용도 그러하다. 미국 최대의 낙태 클리닉, ‘가족계획연맹’이라는 곳에서 8년간 상담사로 일하는 주인공 ‘애비존슨’은 낙태를 돕는 일을 하였다. 그녀는 여성들을 돕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성실히 일하지만 처음으로 수술실에서 낙태수술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신념을 송두리째 바꾸게 된다. 그 후 그녀는 ‘생명 살리기 운동’을 한다.     


  우리는 흔히 ‘낙태’라고 하면 무덤덤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영화 주인공처럼, 8년 동안 낙태수술 여성을 도우면서 그 일이 어떤 일인지? 수술실에서 어떤 수술 과정을 거쳐서 수술이 진행되는지 경험하지 않으면 가볍게 생각할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도 수술실 낙태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소신이 한순간에 흔들리고 말았다.      



  ‘낙태’란 흔히 ‘임신중절수술’, 또는 ‘소파수술(Dilatation and evacuation (D&E))’이라고 말한다. 소파수술은 자궁 입구인 경부를 넓힌 다음, 기구를 자궁 내(자궁내막)로 넣어 자궁내막을 기계로 긁어내는 수술로 소파술 또는 소파라고도 한다. 이때 자궁내막이 손상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자궁내막 손상으로 자궁내막이 유착되는 상태가 심하면 생리통 등 생리 패턴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불임이나 자연유산, (만성) 골반염이나 골반통 등이 생길 수도 있다. 한두 번 정도의 임신중절수술 후 합병증이 없었다면 다음번 임신 유지에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여러 번의 임신중절수술과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았다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여성 혼자서 낙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했다. 낙태수술이라는 것이 여성의 신체에 큰 고통을 안겨 주는 수술임에도, 그동안 여성은 책임과 처벌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다. 낙태하면 여성은 낙태죄로 벌을 받았다. 임신이란 남, 여가 함께 생명을 만든 결과인데, 주로 여성만 낙태로 인한 신체적 고통과 처벌을 감수하고 사회적인 비난까지 받았다. 남성도 똑같이 잘못인데 말이다. 낙태가 합법적일 때나 불법적일 때나 여성이 더욱 손가락질받는 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헌법재판소(2019년) 위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낙태는 불법이었다. 여성은 낙태하면 낙태죄로 처벌을 받았다. 2019년 헌법재판소는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에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리고 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이 개정되어야 했으나 이뤄지지 않으면서, 낙태죄 조항은 2021년 1월 1일부터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되었다.      



  2020년 10월 법무부는 낙태에 관한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임신 초기인 14주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고, 임신 중기인 24주까지는 성범죄로 인해 원치 않은 임신 등 특정 사유가 있을 때 허용한다는 것이다. 종교계 등에서는 이 시기의 낙태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등의 경우에는 12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다만 마지막 생리 시작일부터 임신 주 수를 계산하는 한국과 달리 외국은 수정 혹은 착상일 때부터 계산하는 경우가 많아 기간 제한은 비슷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14주 태아는 일반적으로 크기 8㎝, 몸무게 40g 정도다. 팔과 다리에 관절이 생기고 호흡 운동을 하는 시기다.      



  낙태가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합법적으로 된다면 낙태 시술 중 응급상황 발생 시 큰 병원으로 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적지만, 낙태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불법적으로 된다면 태아 자체의 인권을 존중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낙태가 불법적이라 하여 낙태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또한 아기를 낳아서 그 아기를 미워하거나 아동학대를 행사하거나 아이를 버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낙태를 가벼운 시술쯤으로 생각하고 반복적인 낙태를 막기 위해서 낙태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의료기록은 상세하게 작성한다든지 하여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임신을 막기 위해서는 피임교육이 중요하다. 학교에서도 피임기구 사용을 교육하기도 한다. 피임기구를 사는 것이 부끄러움이 없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임플라논’이라는 피임 시술이 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보낸 딸이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이 피임 수술을 시술을 많이 한다고 한다. 임플라논이란 길이 4cm, 지름이 2mm 정도 크기로써 위팔 안쪽, 피부 바로 밑에 이식하는 피임제이다. 지속해서 소량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배란을 억제하며 3년간 피임 효과를 내지만, 임신을 원한다면 제거해도 된다. 임플라논 외에도 많은 피임 시술이 있다. 이런 피임 시술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을 바꿀 수 있도록 사회의 분위기가 변하고 시술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면 원치 않는 임신을 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낙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여성의 인권과 아기의 인권을 같이 존중하는 방법이 없다면 신중한 태도가 필요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인권을 위해 다른 생명을 해하는 것은 과연 정의로운 선택일까? 낙태는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되는 행위이다. 이러한 비극을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 성관계를 할 때는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한다. 물론 피임을 해도 임신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성의 인권과 아기의 인권을 같이 존중하는 방법이 없다면 신중한 태도가 필요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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