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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 감성지기 Dec 23. 2021

혐오, 차별을 넘어 존중

Who are you?  일상 속 혐오 표현 들

  얼마 전 설문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기초 질문 중 ‘귀하의 성별을 선택하세요’ 라는 질문에 대한 예시로 남성, 여성, 트렌스젠더, 시스젠더, 에어젠더, 논바이너리, 젠더퀘어 등이 나열되어 있었다. 지금까지는 성별란에 주로 남, 여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그와 달리 다양한 선택 예시를 보고 이제 성별 구성에 남, 여자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어디에서든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름’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소수자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단편적인 정보로 인해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편견을 내재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각각 다른 생각과 행동을 가지며, 이러한 각자의 다름이 존중이 아니라 차별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어떤 다름은 사회의 굳어진 부정적 편견으로 말미암아 혐오와 차별의 대상으로 왜곡되어 가기도 한다.     


  혐오 대상이 되는 집단은 기존의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혐오가 용인되는 공동체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 과정에서 도덕성이나 사회성 형성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한 사회에서 문화적인 이질감과 반사회성이 상당 기간 걸쳐 누적된 결과이기도 하다. 특정 집단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과 혐오로 말이다.      



  혐오 차별과 더불어 혐오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대부분 사람은 혐오 표현의 심각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그저 재미나 장난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혐오표현’은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이다. 즉,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사상, 출신 지역, 인종, 가족 형태, 성적 정체성 및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에 모욕, 비하, 멸시, 위협, 차별, 폭력을 선동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 조장, 강화하기 위한 표현을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말 한마디, 글 한 줄에도 자신의 정체성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혐오 표현을 판단하기 위해서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사용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말, 글, 행동이 아니라 특정 집단에 선입견이나 편견을 드러내는 옷이나 상징물을 만들어 전시하거나 보여주는 것, 혐오감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 모두 혐오 표현들이다. 가리키는 대상이 그 표현으로 인해 공동체 안에서 행동의 제약을 받거나 위축된다면 그것 또한 혐오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혐오 표현은 꼭 욕설의 형태는 아니다. 어떠한 표현이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들거나 편견을 조장한다면 부드럽게 들리는 말도 혐오 표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장애인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다또한 장애인을 조롱하는 의도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하였던 '벙어리장갑(엄지장갑 순화 표현), '결정장애(선택장애)' 등이 그러하다.     


  혐오 표현은 폭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폭력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혐오 표현 예방은 소수자들의 다양성을 받아들여 편견을 줄이는 인권존중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존중’의 정신을 되새긴다면 혐오 표현을 극복하는 데에 그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며칠 전, 청소년 ‘혐오 차별 대응하기’ 교육자료를 받았다. 혐오차별을 금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교육자료로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된 책이었다. 청소년들의 혐오 표현 또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고 학교 청소년을 위한 현실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는 생각을 하였게 되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혐오와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제공과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인권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뉴노멀시대에 필요한  단어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라는 글귀는 세계인권선언 제1조에서 평등의 정신을 선언하며 사회적 편견과 낙인, 차별, 배제가 극단적 폭력으로 이어졌던 참담한 인권유린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소망을 담았다고 한다. 인권은 인류가 실현해야 할 보편적인 규범적 가치이며, 누구든지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평등하게 기본적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혐오 표현의 의미와 심각성을 알게 되고 혐오 표현의 대상인 소수자와 약자의 처지에서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다면, 혐오 표현을 쓸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출처: 사진=국가인권위원회‘인권 존중 학교를 위한 평등 실천 혐오표현 대응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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