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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도 Mar 23. 2023

홍콩 거주민의 카페 투어: 사잉푼



사잉푼 Sai Ying Pun 西營盤은 홍콩의 브루클린 같은 동네다. 사잉푼이라는 이름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군사기지가 위치했던데서 유래했는데(사잉푼은 광동어로 ‘서쪽 기지'라는 뜻이다), 동쪽으로는 셩완과 미드레벨과 경계를 공유하고, 서쪽으로는 케네디 타운으로 이어진다.


사잉푼은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 동네의 매력은 옛 홍콩의 느낌과 모던하고 트렌디한 느낌이 공존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고, 뒤로는 빅토리아 피크로 이어지는 경사진 지형이라 동네 탐험을 하려면 꽤나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려야 하지만, 독특하고 트렌디한 샵들이 많아서 동네탐험하는 맛이 있다. 사잉푼에서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히든 스팟 두 군데를 소개한다.


사잉푼의 Eastern Street (출처 : Sassy Hong Kong)


Fineprint 파인프린트

 

#사워도우 토스트 #펫 프렌들리 #감각적인 백그라운드 뮤직 #야외 테이블 #친절한 스탭



사잉푼의 대표거리인 이스트 스트릿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 위치한 작은 커피숍이다. 커피빈을 직접 로스팅해서 다른 카페와 슈퍼마켓에 유통할 만큼 맛있는 커피로 유명하다. 카푸치노, 플랫화이트와 아이스라테를 주로 마시는데, 진하고 너티한 맛이 난다.


무엇보다 이곳 사워도우 토스트가 정말 맛있는데, 홈메이드 리코타치즈를 듬뿍 올려 꿀과 블루베리를 곁들여 먹는 메뉴가 나의 원픽이다. 아보카도 토스트나 그릴드 치즈도 인기가 많다. 가게의 메인 공간을 지나면 숨겨진 작은 뒷마당 같은 곳이 나오는데, 딱 두 개밖에 없는 이곳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오후 시간을 보낼 때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기분이 된다. 이 작은 뒷마당에서 푸릇푸릇한 식물들에 둘러싸여 새소리를 듣고 있자면, 여기가 빽빽한 고층건물로 둘러싸인 홍콩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는다. 삭막한 도시 풍경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하고 싶을 때 찾게 되는 곳.



Winstons Coffee 윈스턴 커피


#오지(Aussie)바이브 #에스프레소마티니 #바 테이블 #카페&펍 #동네단골아지트


출처: Winstons Coffee Instagram


윈스턴 커피는 분위기가 다 한 곳이다. 테이블 하나 들어갈 공간도 없이 창문 쪽으로 난 바 테이블이 전부인 작은 공간인데도, 사잉푼의 대표 카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동네 단골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호주인 바리스타가 호주 스타일의 커피숍이 그리워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친절하면서도 수다스러운 바리스타들과 (주문할 때 이런저런 근황이야기를 하게 되는 그런 캐주얼함) 맛있는 커피와 베이커리(특히 초코 마티니 쿠키!)가 그리울 때마다 찾게 된다.


이 카페만의 힙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 - 업템포의 음악, 동네단골들의 아지트 같은 손님들끼리 대화하는 소리, 바리스타들의 밝은 에너지 - 가 이 카페의 매력이다. 작은 공간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도,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게 신기하다. 아침과 낮시간에는 테이크 어웨이를 하는 사람과 바 테이블에서 랩탑으로 일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오후 4-5시가 넘어가면 커피숍에서 펍으로 변신하면서,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에스프레소 마티니'나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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