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 피플 Normal People>
사랑하면서도, 우리는 종종 어긋나고, 오해를 하고, 상처를 준다.
사랑을 하는 일은 서로의 매력적인 부분에 이끌리는 일이지만, 동시에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상처와 트라우마가 서로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샐리 루니의 소설 <노멀 피플 Normal People>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같은 이름의 아일랜드 드라마 <노멀 피플>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드라마는 주인공 매리엔과 커널이 고등학생으로 만나 대학생이 되어서 연애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청소년기의 혼란스러움이 고스란히 담긴 그들의 연애는 쉽지가 않다. 저항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끌림은 자꾸만 흔들리고, 엇나간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서로 다른 경제적 배경 앞에서, 쉽게 말할 수 없어 담아두고만 있었던 마음의 상처 앞에서.
풋풋하게 설레면서도, 용감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연애를 하는 이 둘을 보면서, 사실 첫사랑이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날것의 감정들이 만나 진심을 짚어내기엔 그때의 우리가 얼마나 어설픈지 깨닫게 된다.
나는 신을 믿지 않지만, 만약 신이 있다면,
나를 위해 너라는 사람을 보내줬다는 생각을 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리엔과 커널은 늘 완전한 소통을 하려 한다. 연인 간에 소통을 하면서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에 상처 받은 자아를 드러내야 하고, 그건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끝에 어떤 진심은 온전히 전해져서, 간절히 필요했던 마음속의 무언가를 채워주기도 한다. 관계는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에게 특별해지고, 소중해진다.
오랜만에 만난 매력적인 캐릭터와 중독적인 서사였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 책을 먼저 읽었는데, 섬세하고 세련된 언어로 만들어진 둘의 대사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이 가슴 떨려하며, 또 아파하며 드라마를 보고 나니, 마음 아픈 그 지난한 과정까지도 포함해서, 그때만 할 수 있는 그런 첫사랑이 왠지 그리워졌다.
*국내에서는 웨이브 wavve에서, 해외에서는 hulu에서 볼 수 있습니다.